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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북정책 '윤곽' 다음날 북한은 "전면대결 준비 신호"

송고시간2021-05-0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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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를 외교와 억지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조속한 북미 대화 재개가 예상대로 쉽지 않을 형국이다.

북한은 그동안 기다려온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대화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반영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반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2일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을 겨냥한 담화에서 "확실히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며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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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정책 철회 요구 관철 위해 연속담화로 압박…"상응조치 강구"

'북미대화 재개' 노력에 부담…한미외교장관회담서 대북정책 이행 방안 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PG)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핵 문제를 외교와 억지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조속한 북미 대화 재개가 예상대로 쉽지 않을 형국이다.

북한은 그동안 기다려온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대화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반영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반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보를 얻어내고자 한미 양국을 계속 압박하면서 도발에 나설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과 새 대북정책 이행을 공조하며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한국 정부에 부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2일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을 겨냥한 담화에서 "확실히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며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권 국장은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대북)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이게 전부였지만, 북한은 이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를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한 대북정책 기조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의회 첫 연설서 열변 토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후 의회 첫 연설서 열변 토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4월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취임 후 처음이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그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천명하고, 도발을 자제하며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의회 연설에는 선(先)적대정책 철회 등 북한이 기대할만한 내용은 없었고, 억지 앞에 '단호한'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더군다나 미국은 의회 연설과 같은 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고 비판하는 등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관대했던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북한은 권 국장에 바로 이어 낸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국무부 대변인 성명에 대해 "우리와의 전면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로 되며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새 정권을 어떻게 상대해주어야 하겠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변을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북한이 하루에 두건의 담화를 내며 미국에 상응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경고한 점에 비춰 향후 북미 대화 재개가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두 담화는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한국시간으로 바로 전날(현지시간 4월 30일)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한 사실을 공개한 직후에 나와 주목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일차적인 공식 반응"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수준이 전혀 아니라고 판단하고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팔꿈치 인사 나누는 정의용·토니 블링컨 장관
팔꿈치 인사 나누는 정의용·토니 블링컨 장관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2021년 3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식을 마치고 팔꿈치를 부딪히며 인사하고 있다. 2021.3.18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아직 미국이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데다 지금까지 발언은 북한도 예상한 범위에 포함될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당장 도발하기보다는 미국의 향후 움직임을 주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담당 국장 및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는 외무상 담화 등에 비해 급이 낮은데다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 발언은 북한을 겨냥했다기보다 중국, 러시아, 이란 등 미국에 위협적인 일련의 국가들에 대한 대응 원칙을 제시하는 가운데 나왔으며, 권정근 국장조차 "외교와 단호한 억제를 운운한 것은 미국사람들로부터 늘 듣던 소리이며 이미 예상했던 그대로"라고 말했다.

반면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이라는 설명은 원론적이긴 하지만 억지보다 외교를 더 강조하는 듯하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 연설 며칠 뒤에 나온 백악관 대변인 발언에 대해서는 좀 더 긍정적으로 평가할 여지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어 그 내용을 파악하고 있으며, 정책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미국과 긴밀히 공조할 방침이다.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이날 영국으로 출발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런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새 대북정책 이행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 외교부는 대북정책 검토 완료에 대해 "한미는 5월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외교장관회담 등 계기에 대북정책 추진 방향 등에 대해 계속 협의할 것이며, 조기에 북미협상이 재개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공조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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