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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추기경·주교도 평신도와 똑같이…교황, 사법 특권 폐지

송고시간2021-05-01 16:33

범죄 혐의 있을시 일반 형사법원서 재판…"법 앞에 평등" 강조

추기경들과 대화를 나누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8.10.3. [EPA=연합뉴스]

추기경들과 대화를 나누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8.10.3. [EPA=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시국 내 고위 성직자들의 법적 특권으로 인식돼온 사법제도 관련 규정을 폐지하는 '원포인트' 개혁을 단행했다.

교황청은 지난달 30일 고위 성직자에 대한 형사소송 절차를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자의 교서'(Motu Proprio)를 발표했다.

자의 교서란 교황이 자신의 권위에 의거해 교회 내 특별하고 긴급한 요구에 응하고자 자의적으로 작성해 발표한 교황 문서를 말한다.

현재 규정상 바티칸에서 활동하는 추기경과 주교는 범죄 혐의가 있을 때 3명의 추기경 법관으로 구성된 대법원에서만 재판을 받게 돼 있다.

교계 서열을 고려한 것이지만 고위 성직자에 대한 기소·재판을 제약하는 일종의 사법적 특권으로 지적돼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관련 규정이 폐기됨으로써 추기경과 주교 역시 다른 평신도나 사제들과 똑같이 바티칸 일반 형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고위 성직자도 범죄를 저지르면 응당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바티칸 사법기관이 이들에 대한 수사 또는 재판을 진행할 때 교황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규정은 유지된다.

다만, 이번 자의 교서 취지를 고려하면 범죄 혐의가 제기된 고위 성직자의 수사·재판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황은 자의 교서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특권을 없애고 교회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존엄성과 지위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황은 최근 부정부패 예방·근절에 초점을 맞춘 또 다른 자의 교서를 통해 추기경을 포함한 교황청 주요 보직자의 부정한 재산 축적을 자진 신고하는 한편 40유로(약 5만4천 원) 이상의 금액에 해당하는 선물을 받을 수 없도록 명한 바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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