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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아니고 호랑이를 집에서? 이젠 아무나 못키운다는데… [뉴스피처]

송고시간2021/05/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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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oDj_SResGfo

(서울=연합뉴스) "고양잇과 맹수 개인 사육 금지 법안이 상원에 제출될 전망"

지난달 20일 미국 ABC 뉴스 등 현지 언론은 상원의원들이 면허 없는 개인은 사자, 호랑이 등을 키울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맹수의 새끼를 대중에게 전시하듯 기르는 것을 막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법안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타이거 킹: 무법지대'가 있다는 해석이 눈길을 끕니다.

지난해 공개돼 특히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 큰 인기를 끈 이 프로그램은 일명 '타이거 킹'이라 불린 남자, '조 이그조틱'을 조명했습니다.

이그조틱은 맹수를 모아 사설 동물원을 만들고 호랑이를 마치 반려견처럼 손쉽게 다뤄 화제가 됐죠.

이 사업으로 유명해짐과 동시에 악명도 얻은 그는 동물보호단체 대표 캐럴 배스킨과 사사건건 대립했고, '타이거 킹'은 이 둘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보여줍니다.

법안을 준비 중인 의원들은 "'타이거 킹'은 국내 고양잇과 맹수와 그 자손들이 끔찍한 환경에서 산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이 같은 사유화는 소유주는 물론 해당 동물과 이웃에게도 엄청난 위협"이라고 설명했죠.

'호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지 말라'는 기상천외한 법안이 나오게 된 데에는 '타이거 킹' 흥행뿐 아니라 미국인들의 유난한 '맹수 사랑'이 한몫했는데요.

미국에는 이그조틱과 같은 유명인 말고도 호랑이 등을 집에서 키우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9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 세계에 남아있는 야생호랑이가 3천200∼3천500 마리인데 비해 미국에서 가둬 기르는 호랑이는 최소 5천 마리에 달한다고 전했죠.

더 심각한 문제는 무허가 동물원 등에서 키우는 숫자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아 얼마나 많은 호랑이가 일반인 손에서 자라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도 주마다 호랑이 사육과 관련된 규정이 다른데요.

개인이 호랑이를 소유할 수 없는 주도 있지만 어떤 주는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사육이 가능하며 몇몇 주는 관련법이 아예 전무하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고양이를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하는 것보다 호랑이를 사는 것이 쉽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개개인이 물건처럼 사들인 아기 호랑이는 먹이 주기, 함께 사진찍기 등 관광지 돈벌이 수단으로 유년기를 보냅니다.

이들이 자라나 '인증샷 모델'로 쓰기 위험해지면 번식장에서 새끼 낳는 일을 맡거나 사살된 후 호피, 이빨, 두개골 등으로 조각조각 난 채 팔려나가죠.

본능과 거리 먼 삶을 살다 잔인한 죽음을 맞는 모습도 비극적이지만 전문 지식이나 시설을 갖추지 않은 주인 손에 자라던 호랑이가 탈출하거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점도 문제인데요.

2009년 텍사스에서 150kg 무게의 호랑이가 사육장 울타리를 뛰어넘어 79세 할머니 집 마당에 침입했고, 2001년 같은 주에서는 세 살배기 소년이 친척 집 호랑이에게 물려 숨지기도 했죠.

법안 발의자 중 한 명인 수전 콜린스 의원은 "호랑이는 잔인하고 부적절한 방식으로 보살피는 사람들 손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돼 야생성이 말살된 채 살아가는 수많은 동물을 고통과 위험에서 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지선 기자 김지원 작가 김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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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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