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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재갑 노동부 장관…'보편적 고용 안전망' 초석

송고시간2021-05-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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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2년 8개월 동안 진두지휘해온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물러났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노동부 직원들에게 "오늘 고용노동부 장관의 소임을 마친다"며 "급변하는 경제·사회 구조 변화의 흐름을 항상 따라가면서 노동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보편적인 고용 안전망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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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존중사회 이행엔 논란…산재 감축 목표도 미완으로 남아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2년 8개월 동안 진두지휘해온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물러났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노동부 직원들에게 "오늘 고용노동부 장관의 소임을 마친다"며 "급변하는 경제·사회 구조 변화의 흐름을 항상 따라가면서 노동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 장관의 후임인 안경덕 장관은 7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임사 하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이임사 하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하고 있다. 2021.5.6 kjhpress@yna.co.kr

◇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고용 안전망 확대

이재갑 장관은 고용 지표가 급격히 악화해 '고용 쇼크' 논란이 한창이던 2018년 9월 취임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고용 전문가인 이 장관의 기용은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현 정부 초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에 따른 부작용을 수습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이 장관은 고용 전문가답게 고용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무엇보다도 보편적인 고용 안전망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게 국민취업지원제도다. 한국형 실업부조로 불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저소득 구직자 등에게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고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과거만 해도 국내 고용 안전망은 사실상 고용보험밖에 없어 선진국에 한참 뒤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용 안전망을 튼튼히 해놓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기술 혁신이 초래할 산업 구조 변동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게 이 장관의 지론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청년, 경력 단절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제2의 고용 안전망이다. 이 장관은 이 제도의 설계 단계부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노동자뿐 아니라 예술인,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자영업자 등 모든 취업자를 아우르는 '전 국민 고용보험' 구축을 위한 로드맵도 이 장관의 재임 중 마련됐다. 정부는 전 국민 고용보험 구축을 2025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1995년 고용보험 도입 당시 핵심 실무자이기도 했다. 고용보험의 도입과 완성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게 된 셈이다.

전 국민 고용보험(CG)
전 국민 고용보험(CG)

[연합뉴스TV 제공]

◇ 노조법 개정 등은 논란

이 장관이 노동존중사회를 위한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다.

이 장관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 개정 논의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공익위원 권고안을 내는 데 그치자 2019년 5월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법 개정의 동시 추진 방침을 밝히고 노조법 개정안 마련에 착수했다.

노동부가 마련한 노조법 개정안은 공익위원 권고안을 거의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ILO 핵심협약 기준에 맞춰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등 ILO 핵심협약과는 무관한 경영계 요구 사항도 반영해 노동계 반발을 샀다.

노조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의결됐고 올해 2월에는 ILO 핵심협약 비준 동의안도 국회를 통과했지만, 노동계는 개정 노조법이 ILO 핵심협약 기준에 여전히 못 미친다며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인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이자 원칙의 문제인데도 처음부터 노사 간 주고받기로 접근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노동계의 지적이다.

이 장관은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기업의 집중 노동이 어렵다는 호소에 따라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허용하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도 대폭 확대했다. 노동계는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장관의 노동정책은 경영계 반발에도 부딪혔다. 경영계는 이 장관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무리하게 추진한 탓에 경영 환경이 악화했다고 주장한다.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감축한다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도 미완으로 남게 됐다. 산재 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882명에 달해 연간 500명 수준 이하로 줄인다는 현 정부의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2018년 10월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재갑 장관
2018년 10월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재갑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학자 스타일의 정통 관료

이 장관은 1982년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해 노동부 고용보험운영과장, 미국 주재 노무관, 고용정책과장, 국제협력국장, 노사정책실장, 고용정책실장 등을 역임했고 2012∼2013년에는 차관을 지냈다.

이준범 전 고려대 총장의 아들인 그는 학자 스타일의 관료였다.

노동부 간부 시절 부하 직원이 정책 입안을 하다가 난관에 부딪혀 고민할 때 관련 문제를 다룬 외국 논문을 제시해 돌파구를 열어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국회에서 의원들의 매서운 질의에 직면해도 답변에 막힘이 거의 없었다.

노동부의 한 간부는 "이 장관이 현안의 세부 내용도 꿰뚫고 있어 답변에 실수라도 할까 마음을 졸이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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