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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바이든 '반도체 미국 주도' 선언…우리도 국가전략 가다듬어야

송고시간2021-04-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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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과 미국 주요 기업들의 면전에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미국 현지시간) 백악관 안보 및 경제 참모 주재로 열린 반도체 대책 화상 회의에 참석해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인 뒤 "내가 여기 가진 칩, 이 웨이퍼, 배터리, 광대역, 이 모든 것은 인프라"라고 말했다.

'반도체 굴기'를 다짐한 중국을 의식한 듯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고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면서 "중국과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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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과 미국 주요 기업들의 면전에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미국 현지시간) 백악관 안보 및 경제 참모 주재로 열린 반도체 대책 화상 회의에 참석해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인 뒤 "내가 여기 가진 칩, 이 웨이퍼, 배터리, 광대역, 이 모든 것은 인프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는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굴기'를 다짐한 중국을 의식한 듯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고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면서 "중국과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과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 미국의 주요 제조업체인 HP, 인텔, 포드, GM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표면상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자동차업체들의 생산 차질을 계기로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으로는 반도체, 배터리 등 전략품목들에서 중국에 대한 우위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자국의 생산력과 기술력 확충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는 한편 우방의 주요 기업들을 끌어들여 '반도체 동맹'을 구축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조2천5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확충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가운데 500억달러 이상을 반도체 산업 육성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그간 수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던 반도체 칩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100일 간의 검토 작업도 진행 중이다. 170억달러가 들어갈 반도체 공장 건설 후보지로 텍사스주 오스틴을 염두에 두고 현지 당국과 인센티브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대통령까지 참석한 백악관 회의가 무언의 압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국으로 도약하기를 꿈꾸는 중국 역시 반도체와 같은 전략 품목에서의 기술 및 생산력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국가 역량을 집중할 태세다. 중국은 2019년 기준 15.7%에 불과했던 반도체 자급률을 오는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종주국이며 수많은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외국 선진기업들의 기술지원과 투자가 필수적이다. 지난 3일 중국에서 열린 한중 외교부 장관 회담 이후 중국 정부가 내놓은 발표문에는 5G, 빅데이터, 녹색경제 등과 함께 반도체 집적회로가 '중점 협력 분야'로 명시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2019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삼성전자의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는 등 중국 정부 지도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양국 간 반도체 협력을 직간접적으로 호소해 왔다. 이 같은 적극적인 '구애'가 아니더라도 반도체 관련 수출 비중이 60%를 넘는 중국은 우리 업체들로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함께 반도체 강국으로 꼽히는 대만이나 상대적으로 이 분야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유럽연합(EU)도 반도체 육성 전략을 마련해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1·2위 업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세계 반도체 대전'은 개별 기업들이 헤쳐나가기엔 너무나 큰 격랑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반도체 공급난을 계기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반도체협회 회장단과 만나 이런저런 업계 애로를 듣는 자리가 있었지만, 행정부 최고 책임자가 나서 범정부적인 지원 대책에 팔을 걷어붙이는 미국, 중국 등과 비교하면 적극성이 부족해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국가 경제는 물론 안보까지 좌우하는 전략 물자로 부상했다. 반도체 산업의 기존 우위를 공고히 다지는 한편 신사업 분야를 개척하고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미래가 상당 부분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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