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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으로 다시 읽는 영원한 진리 '동물농장'

송고시간2021-04-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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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시대를 초월하는 정치 우화의 명작으로 꼽힌다.

인간의 수탈을 참지 못한 동물들이 반란을 통해 농장주를 추방하고 세상을 뒤집음으로써 권력을 갖게 되지만, 새 지배층이 된 돼지들의 권력 독점은 인간보다 더 추악하고 탐욕스럽다.

이 소설을 최근 번역 출간한 새움 출판사와 역자 이정서는 '동물농장'의 경우 원작의 메시지와 의도를 제대로 알고 이해하려면 직역에 충실한 판본을 읽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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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츠키 누명·추방·암살에 관한 암시, 의역으로는 알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시대를 초월하는 정치 우화의 명작으로 꼽힌다.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과 신흥 좌파 지배층의 모순 등을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인데, 사실 노골적 정치색을 띠었음에도 문학성과 품격, 재미까지 완벽하게 갖춘 덕에 세계 문학사와 인류 지성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간의 수탈을 참지 못한 동물들이 반란을 통해 농장주를 추방하고 세상을 뒤집음으로써 권력을 갖게 되지만, 새 지배층이 된 돼지들의 권력 독점은 인간보다 더 추악하고 탐욕스럽다. 당연히 다른 동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힘들어지지만, 새로 완장을 찬 신흥 권력자들의 현란한 거짓말에 속아 더욱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착각한다.

돼지들은 반대파를 적으로 몰아 타도한 뒤에 온갖 위원회와 연맹을 만들어 자리를 나눠 갖고 다른 동물들을 억압한다. 또 일곱 계명을 만들어 다른 동물들을 세뇌하고 통제하는데, 나중에 가면 계명을 어기는 쪽은 돼지들이다.

시간이 갈수록 신격화되는 돼지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모델로 한 캐릭터다.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등이 '무오류의 지도자'였듯, '동물농장' 속 동물들은 "나폴레옹 동무는 항상 옳다"고 외쳐야만 숙청되지 않는다.

이 소설을 최근 번역 출간한 새움 출판사와 역자 이정서는 '동물농장'의 경우 원작의 메시지와 의도를 제대로 알고 이해하려면 직역에 충실한 판본을 읽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직역으로 다시 읽는 영원한 진리 '동물농장' - 1

새움 측은 새 번역본에 대해 "원작의 구두점 하나까지 살린 직역의 결정판"이라며 "스노볼과 나폴레옹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각색이나 윤색 없이 그대로 우리말로 옮겨지면서 오히려 더욱 뚜렷하게 부각되고 명쾌하게 이해되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정서는 오웰의 '1984'도 새롭게 번역해 지난해 11월 펴낸 바 있다.

'동물농장'은 처음에 영미권에서 출간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좌파 사조가 지배했던 영미권 출판계가 스탈린과 러시아 혁명을 나쁘게 평가한 작품을 감히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로 내려왔다. 천재였던 오웰은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간데다 진실을 너무 많이 드러냈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은 셈이었다.

다만 이정서는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그는 "실제 '동물농장'이 문제 된 것은 바로 숨겨진 비밀, '트로츠키의 누명과 국외 추방, 그리고 멕시코에서의 암살'을 암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내밀한 사정을 과연 우리 번역서들을 통해 느낄 수 있을까? 나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축약과 암시, 상징으로 처리된 문장을 직역이 안 된다고 역자 임의로 의역한 번역으로는 절대 그것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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