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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거리두기 현행 유지…'핀셋 방역'만으로 4차유행 막을 수 있겠나

송고시간2021-04-0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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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일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3주간 더 유지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이날도 "4차 유행의 파도가 점점 가까워지고, 더 거세지는 형국"이라고 경고했는데 실제로 내놓은 조치는 이런 상황 인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3차 유행이 채 끝나기도 전에 더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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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부가 9일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3주간 더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를 볼 때 다소 의외의 결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이날도 "4차 유행의 파도가 점점 가까워지고, 더 거세지는 형국"이라고 경고했는데 실제로 내놓은 조치는 이런 상황 인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시한이 2주에서 3주로 길어졌을 뿐 현 조치를 앞서 세 차례 연장하면서 발표했던 내용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거리두기 수위는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이지만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는 559명으로,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기준을 훨씬 웃돈다. 지금 추세가 지속하면 조만간 하루 확진자가 1천~2천 명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만 해도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671명으로 집계됐다. 93일 만에 700명대를 기록한 전날보다는 약간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감염 재확산지수,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확진자의 비율 등 관련 지표도 하나같이 대유행을 예고한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3차 유행이 채 끝나기도 전에 더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도 현 상황을 4차 유행의 초기 단계로 공식 규정했다. 보완 대책을 마련했다고 하나 이 정도 조치로 대유행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가 단계 격상을 결단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어렵게 희망의 끈을 이어가는 소규모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같은 서민들의 피해는 더욱 막심할 것이다.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면 다중이용시설 13만6천 곳이 문을 닫아야 하고 116만 곳은 운영에 제한을 받게 된다. 확진자가 늘어났지만,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으로 사망자나 위 중증 환자 규모에 큰 변화가 없는 점도 판단의 배경으로 작용한 듯하다. 중증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많지 않으면 의료 시스템에 걸리는 부하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전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 감염이 끝없이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국면이다. 더구나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등 방역·의료 체계의 전반의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의료 자원이 한정돼 있는데 위 중증 환자가 급증하면 백신 접종에 힘을 쏟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 12월 3차 유행 당시에도 거리두기 단계를 선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결국 실기하면서 일일 확진자가 1천 명을 넘는 위기를 겪었다. 머뭇거리다가 일을 키우기보다 '짧고 굵게' 방역 수위를 높이는 것이 궁극적으로 피해와 고통의 총량을 줄인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파급 효과가 광범위한 방역 수위 격상 대신 확진자가 집중되는 곳을 중심으로 소위 '핀셋 방역'에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현재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 중인 수도권, 부산, 전북 전주시, 전북 완주군 이서면, 전남 순천시, 경남 진주시, 경남 거제시 등의 유흥시설에 대해서는 영업 금지 조처를 하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방역 효과를 극대화하되 민생의 피해는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연장했고, 위반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도 재차 천명했다. 하지만 정부 스스로 인정하듯 이번 조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여건상 한 발짝 빠른 대응이 어렵더라도 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3차 유행 당시의 오류가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확산 추이와 내용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현 단계의 종료 시점인 다음 달 2일 이전이라도 필요할 경우 과감한 결단을 내리길 기대한다. 정부는 다음 주 초 "대다수 국민이 백신을 접종하기 전까지 방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특단의 대책"도 공개할 방침이라고 한다. 현시점이 집단 면역 형성 이전의 최대 위기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고, 국민의 협조와 동참을 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 대책과 강력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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