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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액티브] 화면낭독기 의존하면 될까…눈가리고 온라인쇼핑 해봤더니

송고시간2021-04-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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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이 온라인 쇼핑몰 상품소개 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음성 서비스로 들을 수 있는 정보다.

많은 온라인 쇼핑몰이 제품명, 브랜드명, 가격 외에 유통기한, 치수 등 필수 정보를 음성으로 제공하지 않아 시각장애인 고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각장애인이 온라인으로 쇼핑할 때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7일 눈을 가린 채 온라인 쇼핑을 시도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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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이미지입니다" 소리만 되풀이…시각장애인 배려 없는 온라인쇼핑몰

(서울=연합뉴스) 이명환 인턴기자 = "A사 런닝화, 8만원, 구매하기", "B사 우유 1리터, 5천원, 구매하기"

시각장애인이 온라인 쇼핑몰 상품소개 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음성 서비스로 들을 수 있는 정보다.

그러나 많은 온라인 쇼핑몰이 제품명, 브랜드명, 가격 외에 유통기한, 치수 등 필수 정보를 음성으로 제공하지 않아 시각장애인 고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의 인터넷 쇼핑(CG).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장애인의 인터넷 쇼핑(CG).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TV 캡처]

시각장애인이 온라인으로 쇼핑할 때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7일 눈을 가린 채 온라인 쇼핑을 시도해봤다.

◇ "대체 텍스트 없어 핵심 정보 몰라"…쇼핑몰 "입점 판매자 강요 어려워"

우선 쇼핑몰 화면 텍스트(글자)를 음성으로 바꿔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화면 낭독기)'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이후 눈을 가린 채 4개 쇼핑몰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페이지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 덕분에 원하는 상품인 셔츠를 찾는 작업은 수월했다.

우려했던 문제는 상품 소개 페이지에 접속한 뒤 발생했다.

일부 쇼핑몰은 "상품정보 이미지입니다"라는 말만 반복했고 다른 쇼핑몰도 제품명과 가격만 읽어줬다. "001 이미지입니다"라며 이미지 파일명만 읽어주는 곳도 있었다.

어느 곳에서도 셔츠 색상이나 자세한 치수, 소재, 배송 등 구체적인 정보는 들을 수 없어 쇼핑을 진행하지 못했다.

상품 상세 정보가 스크린 리더가 인식하지 못하는 이미지 콘텐츠로 돼 있기 때문이다.

스크린 리더가 읽으려면 이미지로 된 상품 정보를 풀어 설명하는 대체 텍스트가 있어야 하지만 4곳 쇼핑몰 모두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미지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이 웹사이트 정보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웹 접근성'을 무시한 것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각장애인 홍민철(가명)씨는 "쇼핑하면서 꼭 알아야 할 정보도 알 수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인터넷 쇼핑 때마다 주변 사람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고 토로했다.

시각장애인 정보 접근성 차별 근절 기자회견
시각장애인 정보 접근성 차별 근절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지난 2017년 정보이용 차별 피해자 위자료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롯데마트 몰 등이 온라인 쇼핑 사용 편의성에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 등 정보이용약자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2019.4.4 jjaeck9@yna.co.kr

이에 대해 오픈마켓인 A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상품설명 이미지 편집 권한이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있어 대체 텍스트를 강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판매자 대상으로 웹 접근성 가이드라인 제시와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웹 접근성 보장은 법적 의무…정부 실태조사 필요"

장애인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온라인 쇼핑몰들이 웹 접근성을 준수할 의지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는 판매자들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등 조치를 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는 관측이다.

김병수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소장은 "대체 텍스트는 단순하게 상품 정보를 글로 제공하면 되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시각장애인을 소비자로 바라보지 않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철환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활동가는 "정부가 민간 기업에 웹 접근성을 준수하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하거나 강제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매년 실시하는 웹 접근성 실태조사에서 준수가 미흡한 사이트를 공개하고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상 기사 "온라인쇼핑몰 차별 말라"…시각장애인 손배소 일부 승소
"온라인쇼핑몰 차별 말라"…시각장애인 손배소 일부 승소

hwanee102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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