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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역사 인천 '영단주택' 재개발구역에 포함…철거앞둬

송고시간2021-04-0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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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노무자들의 사택으로 쓰인 인천 '영단주택'이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면서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8일 인천시 부평구에 따르면 산곡동 87번지 일원에 남아 있는 영단주택 1천여호는 지난해 12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나온 '산곡구역 재개발사업' 대상지에 포함돼 있다.

앞으로 관리처분 계획 총회를 거쳐 인가를 받으면 이곳 주민들의 이주와 시설물 철거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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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무기공장 노무자들 사택…시민단체 "일부라도 보존해야"

인천시 부평구 영단주택
인천시 부평구 영단주택

[촬영 홍현기]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노무자들의 사택으로 쓰인 인천 '영단주택'이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면서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8일 인천시 부평구에 따르면 산곡동 87번지 일원에 남아 있는 영단주택 1천여호는 지난해 12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나온 '산곡구역 재개발사업' 대상지에 포함돼 있다.

해당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산곡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곳에서 현재 감정평가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관리처분 계획 총회를 거쳐 인가를 받으면 이곳 주민들의 이주와 시설물 철거가 진행된다.

철거 대상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 제조공장인 조병창에 동원된 조선인 노무자들의 사택인 영단주택 1천여호가 포함됐다.

영단주택은 경인기업주식회사라는 곳에서 조성해 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신인 조선주택영단에서 관리했던 곳이다.

공동 우물, 복리후생시설, 소방도로 등도 있어 일제강점기와 이후 신시가지 계획의 정책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역사적 현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4년 이곳을 조사한 부평역사박물관은 학술총서를 통해 주택단지의 모습은 바뀌었으나 조성 당시 가구 구획과 내부건축물 원형 등이 잘 남아 있어 근대 시기 주거 건축문화 연구에 중요한 현장으로 평가했다.

이곳은 광복 후에는 부평미군기지 관련 종사자들이 머물렀으며 부평수출공단과 대우자동차 등의 근로자들도 지냈던 곳이라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한 현장이라는 평가도 있다.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역사·건축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영단주택 중 일부라도 보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전시 동구 소제동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시민단체 등이 협의해 재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된 일제강점기 경부선 철도 종사자들의 관사와 부속건물 일부를 보존하기로 한 사례가 있다.

2005년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택지개발과정에서 발견된 일본군 관사를 문화재청의 심의를 거쳐 복원하기도 했다.

'동인천탐험단'이라는 단체에서 이곳을 조사·기록하는 활동을 하는 이의중 건축재생공방 대표는 "영단주택은 일본식이 아니라 한옥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서울 북촌의 개량형 한옥에서 진화해 노동자 타입으로 만들어졌던 곳"이라며 "건축적으로 봤을 때도 일제강점기 시대에 만들어진 한국식 주거 공간으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주도의 사업이라 보존을 강제할 수는 없으나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일부라도 보존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단주택 일대에 걸린 재개발 사업 추진 현수막
영단주택 일대에 걸린 재개발 사업 추진 현수막

[촬영 홍현기]

그러나 관할 지자체인 인천시 부평구는 영단주택이 포함된 재개발구역에 대한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이미 나온 만큼, 민간 차원에서 철거를 진행할 경우 이를 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평구는 앞서 일제 강제동원 노무자들의 합숙소로 쓰였던 인근의 '미쓰비시 줄사택'도 철거한 뒤 주차장을 조성하려고 하다가 문화재청으로부터 보존을 권고받기도 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사업 인가가 나온 이후 사업 계획을 변경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올해 관련 예산을 편성해 영단주택을 기록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철거 때 나오는 자재를 건립 예정인 박물관에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연경 인천대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나기 전부터 영단주택 보존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시민단체 등에서 여러 차례 이야기했으나 인가가 나왔다며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지자체가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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