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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사이버 강의실 문틈으로 '슬쩍'…남 공부하는데 이런 못된 짓을

송고시간2021/04/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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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세종대 철학과 온라인 강의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A씨가 불쑥 등장해 채팅창에 음란 사진을 올리고 윤지선 교수에게 욕설을 퍼부었기 때문인데요.

윤 교수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맞섰지만, A씨는 'X페미 교수', '응, 나 촉법소년' 등 30여 분간 막말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윤 교수는 A씨를 업무방해와 모욕,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데요.

A씨는 윤 교수가 논문에서 한 유튜버의 유행어를 '여성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한 것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누리꾼들은 '비판하려면 정당한 방법으로 해라', '철저히 수사해 꼭 잡아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부분 대학 강의가 비대면으로 전환된 이후 수업에 난입한 누군가가 난동을 부리는 '줌 바밍'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줌 바밍은 대표적인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과 폭격을 뜻하는 영어단어 '바밍(Bombing)'의 합성어로, 온라인 수업·회의에 침입해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보통 외부로 유출된 링크를 타고 접속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요.

지난해 4월 광주 모 고교 1학년 화상 수업에 허락 없이 들어온 B군(당시 18세)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B군은 질문이 있다며 발언권을 요청했고 자신이 메인 화면에 클로즈업되자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했죠.

교사가 즉시 수업을 중단했지만 이를 목격한 학생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경찰은 학생 중 한 명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단톡방에 올린 정황을 확인,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는데요.

외부인이 아닌 제삼자의 언행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지난달 24일 연세대 온라인 수업 중 한 학생이 인도 국적 강사에게 "난민이냐"는 인종차별적 발언과 함께 카메라 렌즈에 눈을 갖다 대고 화면을 연예인 사진으로 바꾸는 등 행동을 해 비난을 받았죠.

논란이 일자 해당 학생은 "야외에서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마이크가 켜져 있다는 걸 몰랐던 친구가 무례한 말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교사와 학생의 얼굴이 바로 화면에 노출되는 탓에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한데요.

전문가들은 최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음란물에 타인의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무단 캡처,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실제로 텔레그램 'n번방' 중 하나인 '여교사방'을 통해 현직 교사 사진을 합성한 성 착취물이 유포된 사례도 있었죠.

줌 바밍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기에 범행 수법이 과감한 반면 당사자는 죄가 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심지어 하나의 놀이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직접 마주하지 않고도 범행할 수 있어 '잡히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누구를 때리거나 무엇을 빼앗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죄의식도 낮은 편"이라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안에 따라 실형이 선고될 수 있는 명백한 범죄인데요.

심재돈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수업권을 침해했다면 형법상 업무방해죄, 음란물 유포 시 성폭력처벌법이 각각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업체 측이 보안이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는 한편, 줌 바밍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이용자들 역시 링크 주소, 비밀번호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특정인 외 접근 금지 등 프로그램 보안 성능이 계속 추가되고 있는데 쓰는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며 "이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 측이 적극 알려야 한다"고 제안했는데요.

이재광 한국인터넷진흥원 종합분석팀장은 "공식 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버전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택근무, 원격수업 시 집에서 사용하는 PC, 노트북 등이 악성코드에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팬데믹 혼란의 틈새를 파고든 언택트 시대의 신종 범죄. 더 큰 피해로 이어지기 전에 뿌리 뽑아야 하지 않을까요?

김지선 기자 이주형 인턴기자 주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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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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