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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 군기밀 팔다 붙잡힌 이탈리아 장교, 채무문제가 동기인듯

송고시간2021-04-05 22:09

당사자 "실수였지만 가족 위해 한 일…갚을 수 없는 빚 있어"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러시아대사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러시아대사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러시아 외교관에게서 돈을 받고 군사기밀을 넘기려다 체포·구속된 이탈리아 해군 장교(54)의 범행 배경에는 금전적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장교의 아내는 최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월 3천 유로(현재 환율로 약 400만 원)의 봉급으로 자녀 4명을 포함한 여섯 식구를 부양하고 월 1천200 유로(약 160만 원) 상당의 대출 이자를 막는데 힘들어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가 애초 국가 안보에 해가 되는 중요 기밀은 줄 생각이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그는 단지 절망적이었을 뿐 무책임하거나 바보는 아니다"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당사자도 변호인을 통해 범행을 시인하면서 "실수를 저질렀지만 가족을 위한 일이었다. 갚을 수 없는 빚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은 4일 보도했다.

소형 구축함 지휘관인 이 해군 장교는 지난달 30일 밤 로마의 한 주차장에서 비밀리에 주이탈리아 러시아 대사관에 소속된 무관에게 181개의 군사 기밀이 담긴 휴대용 컴퓨터 저장장치를 건네다가 현장에서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그 러시아 무관으로부터 대가로 5천 유로(약 662만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교가 건넨 자료에는 이탈리아 국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활동 관련 문서가 포함됐다고 한다. 해당 장교 측 주장과 달리 높은 수준의 기밀로 분류되는 민감한 사진·문서가 상당수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사자인 러시아 무관은 외교관 면책특권에 따라 형사처벌 대신 본국으로 추방 조처됐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1989년 냉전 종식 이래 가장 심각한 간첩 사건으로 크게 논란이 됐다.

해당 장교는 구치소 구속 수감 대신 가택 연금에 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에서 간첩 혐의가 인정되면 최소 15년 이상의 중형이 불가피하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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