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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한국은 김장, 프랑스는 이것…조상의 손맛을 사수하라

송고시간2021/04/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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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바게트를 딱 빠개면 '바삭' 하는 그 소리와 함께 연기가 모락모락 나면서 쫙~ 찢어지는 그게 진짜 너무 맛있어요!"

모델 최소라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끝판왕 프랑스 바게트.

데이터 사이트 플레인투스코프에 따르면 프랑스에선 연간 약 100억 개 바게트가 소비되는데요.

프랑스 국민 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바게트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후보로 바게트 노하우와 문화를 신청했습니다.

무형문화유산이란 2003년 채택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 및 창의성을 유지하기 위해 각국 무형유산을 등재하는 제도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바게트 문화를 후보로 선정한 것도 전통적인 제빵 노하우를 지키기 위함으로 볼 수 있는데요.

프랑스에서 바게트는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빵 종류이지만, 장인의 손길이 담긴 빵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바게트로 대체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프랑스 문화부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빵집 2만여 개가 문을 닫는 등 지역 빵집들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도미니크 앙항트 프랑스제과협회장도 대규모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바게트를 파는 슈퍼마켓 때문에 지역 빵집이 문을 닫으면서 프랑스의 문화적 관습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프랑스 제빵사들은 바게트 문화가 유네스코에 등재되면 전통적인 제조법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빵집을 운영하는 미카엘 레이델레트도 로이터 통신에 "유네스코 타이틀은 제빵사에게 큰 힘이 되고 다음 세대를 격려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죠.

이처럼 각국의 독창적인 전통과 지식, 기술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음식 문화가 등재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닙니다.

앞서 2017년 나폴리 피자 조리법, 2016년 벨기에 맥주 문화가 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됐고 우리나라 김장 문화도 2013년 이름을 올렸는데요.

당시 등재 준비를 이끈 박상미 한국외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는 "김치, 김장 문화를 등재할 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높았다"며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할 때 김치, 김장 문화가 한국 문화 정체성의 중심에 있고 대표적인 무형유산이라고 공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네스코 등재로 다시 한번 김치, 김장과 공동체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김치를 한국과 연결 짓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는데요.

다만 유네스코에 등재되더라도 문화유산을 보전·전승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 의미가 희석될 수 있습니다.

실제 김장 문화를 등재한 뒤 이 문화를 지키고 김치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우리 사회 노력이 미흡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김치 수입액은 1억5천242만 달러(원화 1천720여 억원)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죠.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사라져갈 수 있는 문화,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로서 김장 문화를 유네스코에 등재했지만 김장을 통해 국내 김치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든지 수입하지 않고 내부에서 생산·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노력은 별로 안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각국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제도.

우리도 김장 문화를 비롯해 21건의 무형문화유산을 보유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등재를 목표 달성으로 여길 게 아니라 정부와 민간이 조화를 이뤄 이를 진흥하고 지켜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민간은 문화 공동체 안에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유산을 활성화하고, 정부는 관련 제도와 지원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전통문화 유산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으니까요.

이은정 기자 권예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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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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