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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천안함 재조사' 각하한 군진상규명위의 결정

송고시간2021-04-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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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천안함 피격 사건을 다시 조사해달라는 진정에 각하 결정을 했다.

위원회는 "진정인이 천안함 사고를 목격했거나, 목격한 사람에게 그 사실을 직접 전해 들은 자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각하 이유를 설명했다.

위원회의 재조사 결정 사실은 즉각 공개되지 않다가 최근 뒤늦게 알려져 더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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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천안함 피격 사건을 다시 조사해달라는 진정에 각하 결정을 했다. 긴급 전체회의에서 이뤄진 만장일치 결정이다. 위원회는 "진정인이 천안함 사고를 목격했거나, 목격한 사람에게 그 사실을 직접 전해 들은 자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각하 이유를 설명했다. 진정인은 '천안함 좌초설'을 꾸준히 제기했던 신상철 씨다. 지난해 12월 위원회는 사건 이후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신씨가 '사망 사건 목격자로부터 전해 들은 사람'이라는 진정인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봤으나 이번엔 그때 판단을 뒤집었다. 뚜렷한 사유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재조사 개시를 결정하는 우를 범했음을 몇 개월 만에 인정한 셈이다.

위원회의 재조사 결정 사실은 즉각 공개되지 않다가 최근 뒤늦게 알려져 더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 사건 발생 이후 원인을 놓고 온갖 추측과 루머가 난무할 만큼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란 사실이 잘 알려져 있는데도 말이다. 위원회의 재조사 결정 사실이 알려지자 천안함 유족, 사고 당시 함장인 최원일 예비역 대령, 생존 장병이 위원회를 항의 방문했고, 유족회와 천안함재단 등은 공동성명을 내는 등 반발이 잇따랐다. 당사자인 46용사 유족과 생존자가 원치 않는 조사 개시 결정을 함으로써 유족과 생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큰 상처를 줬다는 것이다. 이 위원회는 "위원회 구성원 사이에 각하 사유가 명확하다는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일단 조사 개시 결정을 하던 선례에 따른 결정이었을 뿐"이라며 "특별법 조항에 따라 조사 개시 결정 후에도 각하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지 않은 가벼운 결정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밤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 중 침몰했다. 승조원 104명 중 58명은 구조됐지만 46명이 전사하는 막대한 피해를 봤다. 사건 직후 우리 사회에서는 침몰 원인을 놓고 논란이 거셌다. 미군이 실수로 폭파했다는 미군 오폭설을 비롯해 암초 좌초설, 내부 폭발설 등 갖가지 이야기가 떠돌았다. 그러다 그해 5월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물론 그것으로 의혹 제기 자체가 금지될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공식 기구에 의해 일단락된 사안이고 그 결론은 존중돼야 한다. 조사를 다시 하려면 그럴 만한 합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결정에 그런 근거가 뒷받침됐다고 보긴 어렵다. 위원회의 신중치 못한 판단으로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을 키우는 결과가 초래됐다.

지난해 진정을 제기한 신씨는 정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작했다고 주장해 군과 합조단 관계자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명예훼손 부분에서는 1심 일부 유죄, 2심 무죄로 판결이 엇갈렸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 원인에 대해선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인한 수중 비접촉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 효과에 절단돼 침몰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증명됐다"고 적시한 바 있다.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에 대한 법원의 인정이다. 민군 합동 조사기구가 낸 공신력 있는 결론을 문제 삼는 의혹 제기는 극히 신중히 다뤄야 하는 게 상식이다. 한 생존 예비역 장병은 "유족도 아닌 음모론자가 낸 진정을 받아들이고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고 한다. 귀 기울여 들을 만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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