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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이규원 기소'로 검찰-공수처 힘겨루기할 땐가

송고시간2021-04-0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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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이 1일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활동했던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이 검사 등을 전격 기소함으로써 공수처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한 모양새가 됐다.

당초 검찰 견제가 공수처 출범의 명분 가운데 하나였던 데다 검찰과 공수처의 영역을 법적으로 규정했다고는 해도 실무에서는 관할이 겹치거나 모호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어 두 기관 간 마찰이 빈발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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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이 1일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활동했던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검사는 2019년 3월 성 접대와 뇌물수수 의혹을 받던 김 전 차관이 심야 출국을 시도하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과거 사건번호로 작성한 긴급 출금 요청서를 제출해 출국을 막고 사후 승인 요청서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를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 본부장은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긴급 출금 조처한 사정을 알면서도 출금 요청을 승인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아왔다. 검사가 연루된 범죄 혐의 수사는 올해 발족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맡아야 하지만, 아직 수사 인력을 갖추지 못한 공수처는 이 검사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면서 '수사 후 공수처로 송치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이 이 검사 등을 전격 기소함으로써 공수처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한 모양새가 됐다. 당초 검찰 견제가 공수처 출범의 명분 가운데 하나였던 데다 검찰과 공수처의 영역을 법적으로 규정했다고는 해도 실무에서는 관할이 겹치거나 모호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어 두 기관 간 마찰이 빈발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검찰의 이 검사 기소는 당초 예상보다 빨리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나온 양측의 입장에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검찰은 공수처로부터 재이첩받은 검사의 사건을 공수처에 송치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의해 소추권을 가진 검찰이 기소와 공소유지까지 담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검찰의 입장에는 '검찰이 공수처의 하위 기관이 아니다'라는 감정적 반응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의 '송치 요구' 공문을 받은 수원지검의 담당 부장검사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라고 반발했다고 한다. 공수처가 사실상 검찰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이 공수처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검사의 범죄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것으로 법에 명시된 공수처로서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검찰에 재이첩한 사건을 송치받아 재검토한 후 자신들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무리한 주장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수사 후 송치' 요구의 근거를 묻는 의원 질의에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도록 한 공수처법 24조 3항이 '재량 이첩 조항'이라면서 "단서를 달지 않는 단순 이첩만 있는 게 아니라 공소권 제기를 유보하고 이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 검사를 기소한 것에 관해 공수처는 2일 오전까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김 처장은 "(송치 요구를 거부한) 검찰이 기소할 경우 사법부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공소 기각 등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검사와 함께 이 사건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의 수사와 기소 관할권을 부인하는 입장이어서 법정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검사의 범죄 혐의에 관한 실체적 진실이 아니라 누가 소추를 담당할 것인지가 다툼 거리가 되고 이 문제가 법원, 나아가 헌법재판소까지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검찰의 비대해진 권력과 '제 식구 감싸기' 식 수사 행태를 견제하기 위해 출범한 공수처가 제대로 된 수사를 해 보기도 전에 검찰과의 '힘겨루기'에 체력을 소진한다는 것도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검찰과 공수처가 관할권을 두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일찌감치 예상됐지만, 공수처가 재이첩한 사건의 기소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두 기관은 이제부터라도 '재이첩 사건의 기소 관할권' 문제를 포함해 업무 수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게 되는 이견을 조정하기 위한 협의 채널과 절차를 구축하고 필요하다면 국회와 협의해 이를 법제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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