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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윤석열' 1개월…변화에 적응 시도하는 검찰

송고시간2021-04-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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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와 극심한 갈등을 빚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지 1개월이 지났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에 관한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긴장이 고조됐지만, 극단으로 치닫던 윤 총장 시절과는 달리 정권과 검찰의 갈등은 진정되는 모습이다.

달라진 분위기에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릇된 수사 관행에 대한 자발적인 개선 의지를 내보이고,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의 부동산 투기 근절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검찰 수뇌부의 노력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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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태와 맞물려 '검수완박' 논란 수면 아래로

정권과는 부분적 협력관계…합동감찰 등 불씨 남아

청사 출발에 앞서 인사말 하는 윤석열
청사 출발에 앞서 인사말 하는 윤석열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3.4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문재인 정부와 극심한 갈등을 빚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지 1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가 터지면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내세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논란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에 관한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긴장이 고조됐지만, 극단으로 치닫던 윤 총장 시절과는 달리 정권과 검찰의 갈등은 진정되는 모습이다.

달라진 분위기에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릇된 수사 관행에 대한 자발적인 개선 의지를 내보이고,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의 부동산 투기 근절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검찰 수뇌부의 노력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 부동산 투기사범 색출 (PG)
정부 부동산 투기사범 색출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 LH 사태 터지자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논의 사라져

올 초 여권을 중심으로 중수청을 설립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셌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직을 던지면서 반대했고 이는 여당의 밀어붙이기식 검찰개혁에 대한 반발을 확산시켰다.

특히 윤 전 총장 사퇴 직후 불거진 LH 사태는 검찰 수사권 분리에 대한 반대 여론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LH 의혹 수사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찰 중심의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LH 사태에 대응하고 있지만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당에서 먼저 LH 사태 관련 특별검사 도입을 제안하면서 검찰 수사권 박탈과 중수청 설립 주장의 명분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도 여론을 의식해 부동산 투기 수사에 대한 검찰의 협조를 주문했다. 대검찰청도 전국 43개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총 500여명의 검사·수사관을 배치하는 방침을 내놨다.

이는 검찰이 수사권 제약에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부동산 투기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대표 사정기관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중수청 설립은 현직 검찰총장이 스스로 물러나게 할 정도로 강하게 추진한 카드였다"며 "LH 사태에 대규모 검찰을 투입하게 한 것은 수사권 분리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여권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CG)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CG)

[연합뉴스TV 제공]

◇ 정권과 강대강 대립 벗어나…조남관 '키플레이어' 떠올라

윤 전 총장이 물러나고 조남관 대검차장이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검찰의 달라진 대응도 분위기 전환의 배경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은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부터 1년 반 동안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독립적 수사라는 원칙과 명분을 내세우며 정권과 강대강으로 충돌했다.

반면 조 대행은 정부와의 정면충돌을 피하고 검찰에 대한 성찰적 태도를 취하면서도 검찰의 기본 입장은 관철하는 실리적 접근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추미애 전 장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내고 대검 차장으로 영전해 일명 '추미애 라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 사태나 올 초 검찰 인사를 놓고 박 장관과 윤 전 총장이 갈등을 빚을 때 검찰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면서 검찰 내부의 신망을 얻었다.

특히 지난달 박 장관이 한 전 총리 사건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대검 부장회의 개최를 지시했을 때도, 조 대행은 박 장관과 충돌하지 않고 전국 고검장 6명을 참여시키는 '묘수'로 잡음을 최소화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검찰의 잘못된 관행에 쓴소리를 내고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내보이는 조 대행의 태도가 검찰에 적대적인 여론을 완화하고 정부 여당과의 마찰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 대행은 윤 전 총장 사퇴 후 어수선한 검찰 조직을 무리 없이 추스르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차기 총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후임 검찰총장 인선 착수…후보추천위원장 박상기 (CG)
후임 검찰총장 인선 착수…후보추천위원장 박상기 (CG)

[연합뉴스TV 제공]

◇ 합동감찰 vs 檢정권 수사…갈등의 불씨 상존

윤 전 총장 사퇴 이후 정부와 검찰의 부분적인 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전 총리 사건에서 비롯된 법무부-대검 합동감찰이 진행 중인데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서 파생된 '청와대발 기획사정' 의혹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며 갈등을 격화시킬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여권의 중수청 설립 움직임이 조만간 다시 살아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언급해 여권이 중수청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정치권의 시선이 내년 대선으로 쏠리게 되면 여권에서 검찰개혁 완성 차원에서 수사권 분리 문제를 다시 의제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새로 취임하는 검찰총장을 중심으로 수사권 분리 작업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차기 검찰총장은 이번 정부의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사람을 뽑지 않겠느냐"며 "새 총장에 반드시 검찰 출신이 올 것이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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