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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미군기지 내 일제 강제동원 흔적 보존…찬반 논란 가열

송고시간2021-04-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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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에 있는 일제강점기의 강제 동원 등과 관련된 유적 보존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도시계획·건축·환경·역사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시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는 캠프마켓 남측 야구장 일대 11만여㎡ 'B구역' 시설물 31개동 가운데 22개동을 존치하고, 9개동을 철거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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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증거로 남기고 재탄생 필요' vs '치욕스러운 역사 철거해야'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에 있는 일제강점기의 강제 동원 등과 관련된 유적 보존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도시계획·건축·환경·역사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시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는 캠프마켓 남측 야구장 일대 11만여㎡ 'B구역' 시설물 31개동 가운데 22개동을 존치하고, 9개동을 철거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존치 대상인 22개동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 제조공장인 조병창의 병원으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과 미군 연회장 추정 시설물 등이 포함됐다.

철거 대상 9개동에는 주한미군의 사병 숙소, 차량 정비공장, 창고 등이 있다.

조병창의 병원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조병창의 병원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위쪽 사진은 1948년 당시 이 건물의 모습. 빨간 점선은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주한미군 출신 노르브 파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시민참여위원회의 결정 내용이 알려진 뒤 일부 시민은 존치 대상 시설물 중 상당수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시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캠프마켓 시설물의 철거를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 10여 건이 올라왔다. 국민신문고를 통해 들어온 유사 민원도 26건에 달한다.

민원을 제기한 한 시민은 '일제강점기와 이후 미국의 군사기지로 사용됐던 드넓은 땅을 이제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시민의 기대와 바람이 무너진다'며 '일제의 잔재를 굳이 남기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다른 민원 제기 시민은 '치욕스러운 역사인 시설물을 모두 철거한 뒤 공원이나 쇼핑몰로 조성해달라'고도 했다.

건축과 역사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이 같은 반응은 인천시의 소통 부족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천시와 부평구 등에 관련 민원을 제기한 시민 중에도 적극적인 보존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

전문가들은 강원도 원주나 서울 용산의 미군기지에서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현재 시민들의 요구에 맞게 재탄생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특히 일본이 과거 역사를 부정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비극적인 역사의 증거로서 일제 국내 강제 동원의 대표적 시설인 조병창 관련 유적을 남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병창은 일제가 강제 동원한 조선인 1만여명의 노동력을 착취해 전국 각지에서 수탈한 금속품으로 무기를 만들던 곳이다.

앞서 문화재청도 B구역에 대한 조사를 벌여 조병창의 병원으로 추정되는 건물 등 3개동의 보존을 권고하면서 다른 시설물도 보존 필요성을 검토해볼 것을 권유했다.

문화재청은 B구역보다 먼저 정화작업이 시작된 캠프마켓 내 군수재활용품센터(DRMO) 구역에 대해 앞서 조사를 진행해 조병창 주물공장으로 쓰였던 건물 등 6개 시설물을 보존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연경 인천대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어두운 역사를 지워야 한다는 것은 충분히 그 가치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지금 모습 그대로 남긴다는 게 아니라 활용해 훨씬 더 긍정적인 가능성을 가진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일단 B구역 시설물 가운데 9개동만 철거하고 토양정화 작업을 진행해달라는 의견을 관계기관에 전달한 것"이라며 "앞으로 캠프마켓 일대 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존 여부와 활용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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