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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디움 투어 연출, 시시포스의 인내가 필요하죠"

송고시간2021-03-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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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2019년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월드투어는 한국 가수 최초의 세계 스타디움 투어였다.

초특급 아티스트만 가능하다는 스타디움 투어를 치르며 BTS는 월드스타 위상을 증명했고, K팝 공연 연출 역시 이전에 상상해보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영역에 들어섰다.

김상욱 PD는 최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콘서트 연출 역량은 한국 아이돌 아티스트의 세계적 위상만큼이나 이미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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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데뷔부터 월드투어까지 연출 김상욱 PD, 콘서트 연출기 펴내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방탄소년단(BTS)의 2019년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월드투어는 한국 가수 최초의 세계 스타디움 투어였다. 초특급 아티스트만 가능하다는 스타디움 투어를 치르며 BTS는 월드스타 위상을 증명했고, K팝 공연 연출 역시 이전에 상상해보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영역에 들어섰다.

이 투어를 연출한 것은 국내 콘서트 전문 연출팀 'PLAN A'. PLAN A를 이끄는 김상욱 PD가 신간 '케이팝 시대를 항해하는 콘서트 연출기'에서 연출 스태프들의 분투 과정과 콘서트 연출자로서 성장담을 풀어놨다.

'디오니소스'를 장식한 몸체 12m 표범 인형, 멤버들이 '앙팡맨'을 부르며 뛰어놀았던 거대 놀이터, 다양한 장면을 연출한 블레이드 장치 등 BTS 월드투어의 압도적 무대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생생한 뒷이야기가 담긴다.

"스타디움 투어 연출, 시시포스의 인내가 필요하죠" - 1

공연의 밑그림을 그리고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 전반을 들려주고 전문용어 설명도 곁들였다. 팬들은 강렬한 시청각적 경험으로 남았을 BTS 공연의 제작 과정과 막전 막후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공연업계 지망생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만하다.

김상욱 PD는 최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콘서트 연출 역량은 한국 아이돌 아티스트의 세계적 위상만큼이나 이미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무가 많고 멤버 수가 많은 아이돌'의 콘서트가 연출로서는 가장 난도가 높은 공연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는 이미 다양한 아이돌 콘서트를 만드는 훌륭한 선후배, 동료 연출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다만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초대형 야외 스타디움 투어'라는 기회가 운 좋게 제게 왔던 것이고, 이 투어를 잘 치러내면서 한국의 콘서트 연출 역량이 세계 수준에 와 있는 것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크게 세 챕터로 구성된다. 김상욱 PD가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을 거쳐 콘서트 연출자로 성장하고 PLAN A를 만들기까지 삶의 변곡점을 1부에서 들려준다.

2부에서는 BTS의 각종 콘서트와 팬 미팅을 연출해온 과정, 3부에서는 '러브 유어셀프' 및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월드투어 과정을 되짚는다.

그는 "책을 내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콘서트 연출, 나아가 콘서트와 엔터테인먼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중에게 더 알리고, 청소년들이 이런 직업을 꿈꾸게 하고 싶다'는 것"이라며 "더 좋은 인재들이 이쪽 업계에 들어와 더 위대한 일들을 만들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김 PD는 "내가 그린 무대 위에, 내가 정한 큐시트대로 행해지는 2∼3시간의 공연을 하면 현장 관객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게 된다"며 "이 시간 동안 관객의 마음을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쾌감이야말로 공연 시간보다 몇백, 몇천 배 긴 고된 준비기간을 버티게 하는 힘"이라고 전했다.

하나의 공연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관계자의 조율과 예측 밖의 변수를 거쳐야 하는지도 실감 나게 접할 수 있다. 2018년 8월 BTS '러브 유어셀프' 투어 첫 잠실주경기장 공연을 앞두고 태풍 북상에 초조해하며 긴급회의를 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K팝 가수가 스타디움 투어를 돌 수 있게 된 시대에 한국의 콘서트 연출자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냐고 묻자 김 PD는 "끝없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시포스의 인내"라고 답했다.

"스타디움 투어를 연출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일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지옥의 터널을 걷는 작업이거든요. 하나의 작은 결정을 하는 데에도 정말 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많은 사람들과 상의해야 하는데 그 중심에 바로 연출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연출자는 포기의 유혹에 항상 노출되게 마련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포기가 하나둘씩 늘어나면 공연은 점점 재미없어지게 되죠."

그는 "물론 그 옆에는 유능한 동료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좋은 공연이란 무엇일까. 그는 "'공연'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음악 등을 많은 사람 앞에서 보이는 '公演'도 있고, 연극 등에 함께 출연함을 뜻하는 '共演'이라는 단어도 있는데 좋은 공연은 이 두 단어의 의미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답을 내놨다.

"아티스트와 스태프는 관객에게 공연(公演)을 보여주고, 관객은 이에 완벽히 동화되어 공연장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되는 공연(共演)을 하게 되어야 하는 것이죠. 관객의 마음을 얼마나 아티스트와 동일하게 만들 수 있느냐, 이것이 좋은 공연의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의 마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시청각적 매력뿐만 아니라 곡의 배치와 절묘한 흐름을 통해 "두 시간이 넘는 공연이 관객의 마음을 내내 붙잡는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얘기다.

BTS의 세계관과 공연 연출 역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진화하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PLAN A는 2013년 BTS 데뷔 쇼케이스를 연출한 것을 시작으로 7년간 이들과 함께했다. 그동안 BTS의 공연장은 악스홀에서 체조경기장, 고척돔, 그리고 잠실주경기장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커졌다.

"BTS와 오랜 시간 같이 공연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저에겐 큰 행운이었어요. 저도, 멤버들도 엄청난 속도로 같이 성장한 시간이었죠. 긴 시간 동안 가파른 오르막을 숨 참아가며 같이 오른 친구들이라 개인적으로 동료애를 느낍니다."

그는 "저 역시 또 다른 K팝 아티스트와 스타디움에 다시 서 보고 싶다"며 "처음이라 긴장해서 온전히 느끼지 못했던 스타디움 투어의 희열을 다시 서면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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