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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땅투기처벌강화법'에 LH직원 소급처벌 조문 가능했다?

송고시간2021-03-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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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입법된 이른바 'LH 사태 방지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미공개 정보를 미리 입수해 땅투기를 한 공직자와 이들로부터 얻은 정보로 땅투기를 한 사람을 엄벌하고, 투기재산과 부당이득을 몰수·추징'하도록 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미공개 정보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공직자를 투기 이익에 따라 최대 무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법안이지만, 정작 이번 사태를 촉발한 LH 직원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이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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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법 LH직원 투기에 소급적용 불가' 알려지자 일각서 "봐주기냐"

형벌불소급, 헌법·법률에 명시된 절대원칙…행위당시 법으로 처벌

5·18특별법은 예외적 소급?…형벌아닌 공소시효 문제라 '소급불가 적용대상' 아냐

땅투기처벌강화법, LH에 '소급적용' 가능?(CG)
땅투기처벌강화법, LH에 '소급적용' 가능?(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입법된 이른바 'LH 사태 방지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미공개 정보를 미리 입수해 땅투기를 한 공직자와 이들로부터 얻은 정보로 땅투기를 한 사람을 엄벌하고, 투기재산과 부당이득을 몰수·추징'하도록 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미공개 정보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공직자를 투기 이익에 따라 최대 무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법안이지만, 정작 이번 사태를 촉발한 LH 직원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이 촉발됐다.

국회 소관상임위 논의과정에서 개정안을 소급적용해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의 의견이 있었지만, 대다수 위원들이 헌법에 규정된 '형벌불소급 원칙'(형벌 규정을 소급해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적 원칙)에 위배된다며 반대하면서 소급적용 규정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5·18특별법도 소급적용으로 위헌 시비가 있었지만 헌재가 합헌이라고 결정했는데 왜 이번에는 소급적용을 안 한 것인지 이해 안 된다"라거나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땅투기가 드러날까봐 소급적용을 반대한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소급적용 조문 법안에 넣을 수 있는데 일부러 뺐다?…형벌불소급 원칙에 따라 불가능

하지만 '소급 적용이 가능한데도 국회가 형벌불소급 원칙 핑계를 대며 법안에 소급 조문을 넣지 않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헌법은 형벌불소급 원칙과 관련, 제13조 1항에서 "모든 국민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형벌 중 재산형과 관련해선 13조 2항이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또 형법도 첫 조항인 1조 1항에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한다"며 헌법이 내세운 형벌불소급 원칙을 재차 강조한다.

헌법과 형법 규정에 따라 새롭게 제정된 형벌 법규를 적용해 과거에 행해진 행위를 근거로 기소하거나 처벌하는 것도 금지된다. 모든 범죄자는 행위 당시 시행됐던 법률에 따라서만 재판에 넘겨지고, 형량이 결정되는 것이다.

헌재도 1996년 5·18특별법 위헌법률 심판사건에서 "형벌 법규는 허용된 행위와 금지된 행위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여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어 있고, 그에 위반한 경우 어떠한 형벌이 정해져 있는가를 미리 개인에 알려 자신의 행위를 그에 맞출 수 있도록 하자는데 있다"며 "헌법 13조 1항은 실체적 형사법 영역에서의 어떠한 소급 효력도 금지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어떤 행위가 범죄에 해당하고,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어떻게 처벌하겠다는 소위 '가벌성'을 규정한 형법 법규는 소급 적용이 원천 금지된다는 취지다. 당연히 기존 처벌을 강화하고 새로운 범죄 행위를 규정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도 이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급 적용이 불가능한 것이다.

헌법연구관을 지낸 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떤 행위가 범죄를 구성한다는 '가벌성'을 규정한 형벌 법규의 소급은 헌법 13조가 규정한 형벌 불소급 원칙에 따라 절대적으로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부동산 투기 (PG)
공무원 부동산 투기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5·18특별법 사건서 형벌법규 소급 인정?…형벌법규 아닌 일반 법률의 예외적 소급으로 판단

일각에서는 헌재가 앞서 언급한 5·18특별법 위헌법률 심판사건에서 형벌 법규의 소급효를 예외적으로 긍정했다는 주장도 하지만 이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는 형벌 법규를 제외한 일반 법률의 소급 적용과 형벌 법규의 소급 적용을 혼동한 주장으로 보인다.

형벌 법규가 아닌 일반 법률의 소급 적용도 새로운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내용이라면 금지되지만, 과거의 모호했던 법률관계를 명확히 확인하는 차원이라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소급 적용이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형벌 법규와의 큰 차이점이다.

당시 논란이 됐던 5·18 특별법 2조 1항은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발생한 헌정질서파괴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의 소추권행사에 장애사유가 존재한 기간은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전두환 등 신군부의 헌정질서파괴범죄의 공소시효가 노태우 정권이 종료된 때까지 정지됐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헌재는 "형벌불소급의 원칙은 형사소추가 '언제부터 어떠한 조건 하에서' 가능한가의 문제에 관한 것이고, '얼마동안' 가능한가의 문제에 관한 것은 아니다"며 "소추 가능성에만 연관될 뿐 가벌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소시효에 관한 규정은 원칙적으로 그 효력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공소시효 정지 규정은 '어떤 행위에 대해 벌을 줄 수 있는 성질'을 의미하는 가벌성에 대한 규정이 아니라, 사법행정 차원에서 기소할 수 있는 시간적 한계에 대한 것일 뿐이기 때문에 형벌 법규의 소급 적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모호했던 공소시효 정지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률상 허용되는 일반 법률(형벌 법규가 아닌 그외 법률)의 예외적 소급 적용에 해당한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다.

헌법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법무법인 제민 대표변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5·18 특별법의 공소시효 정지 규정은 형사절차와 관련된 규정으로, 형벌 법규가 아니므로 소급 적용이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내용도 아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LH 해체, 주택청 신설' 촉구 기자회견
'LH 해체, 주택청 신설' 촉구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성남주민연대 회원들이 24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LH해체와 주택청 신설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3.24 jin90@yna.co.kr

◇ LH직원들 유죄 나와도 투기재산 몰수 못 한다?…부패방지법으로 전액 몰수 가능

이번 개정 공공주택특별법이 소급적용되지 않은 탓에 3기 신도시 개발정보 이용해 땅투기를 한 LH직원들의 투기 재산을 몰수·추징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 역시 맞지 않는 얘기다.

일단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에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한 사람의 부당이득을 전액 몰수·추징하도록 하는 규정(57조 4항)이 존재하지만 이 규정 또한 형벌불소급 원칙에 따라 기존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촉발한 LH직원들의 경우 다른 법률에 의한 몰수·추징이 가능하다.

업무 중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얻은 공직자를 처벌하는 부패방지법 7조의2 및 86조에 따라 투기에 이용된 부동산은 물론 그 시세차익까지 전액 몰수·추징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2015년 11월 판결에서 몰수의 범위에 대해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물 자체를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하다면 그 가액 상당을 추징하는 것이며, 재물을 취득하기 위한 대가로 지급한 금원 등을 뺀 나머지를 추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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