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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한계…세종시 공무원 투기 셀프 조사 면죄부만

송고시간2021-03-1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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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가 18일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내 소속 공무원 투기 행위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자체 조사로 혐의점을 밝혀낸 직원이 1명도 없어 '맹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세종시는 지난 11일부터 공무원 투기 행위 부동산 투기 특별조사단을 꾸려 운영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 자체 '셀프 조사'인 만큼 대상도 시 소속 공무원만으로, 그동안 투기 의혹이 제기돼 온 정부세종청사 고위 공무원과 시의원 등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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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투기조사단 꾸렸지만 자진 신고 1건뿐…"못찾나·숨었나"

시민단체 "예상했던 결과"…정부합동조사·강제 수사해야

"부동산 투기 제보해주세요"
"부동산 투기 제보해주세요"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15일 세종시 연서면 스마트산업단지 예정지 일원에 내걸린 공무원 부동산 투기 행위 제보 현수막. 시는 지난 12일 산단 지역 내 공무원 부동산 투기 특별조사와 관련한 공익신고센터를 개설했다. 2021.3.15 jyoung@yna.co.kr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처음 조사 대상을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내로 한정했을 때부터 예상했던 결과 아닌가요…"

세종시가 18일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내 소속 공무원 투기 행위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자체 조사로 혐의점을 밝혀낸 직원이 1명도 없어 '맹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친척이나 지인 등을 통한 차명 거래 등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세종시는 지난 11일부터 공무원 투기 행위 부동산 투기 특별조사단을 꾸려 운영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서면 와촌·부동리 일원이 스마트 산단으로 지정되기 전 후보지 검토에 착수한 2017년 6월 29일부터 후보지로 확정된 이듬해 8월 31일까지 토지·건물 75건(84필지)을 거래한 85명을 조사한 결과, 자진 신고한 시 소속 공무직 1명을 제외하고는 산단 내 부동산을 매입한 직원은 발견하지 못했다.

"스마트 산단 지정 취소해야"
"스마트 산단 지정 취소해야"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 성기학(48) 씨가 15일 시청 앞에서 '세종 국가산단 결사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산단 지정 취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1.3.15 jyoung@yna.co.kr

이 직원은 산단 지정 전 토지를 사들여 건물을 짓는 등 부동산 투기를 한 정황이 드러나자 시 공익제보센터에 신고했다.

이번 조사는 처음부터 스마트 산단 업무를 맡은 직원을 제외하고는 대상이 본인으로만 한정돼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투자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시 자체 '셀프 조사'인 만큼 대상도 시 소속 공무원만으로, 그동안 투기 의혹이 제기돼 온 정부세종청사 고위 공무원과 시의원 등은 제외됐다.

시민 단체들이 이를 예상하고 정부합동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세종청사 1급 공무원은 산단 지정 1년여 전인 2017년 9월 와촌리 산단 내 758㎡ 부지를 1억6천만원에 사들인 뒤 지난해 7월 2억3천만원에 되팔아 논란이 됐다.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A씨는 재임 시절이던 2017년 4월 말 세종시 연기면 눌왕리에 아내 명의로 토지 2필지(2천455㎡)를 매입한 뒤에도 퇴임 이후인 그해 11월 말에는 산단 인근 봉암리의 한 토지 622㎡를 추가로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 행정도시건설청장도 국가산단 인근에 땅 매입?
전 행정도시건설청장도 국가산단 인근에 땅 매입?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세종시 신도시 건설을 담당하는 최고 위치에 있는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세종시 연서면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인근 지역에 토지를 매입해 이해 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오전 전 청장이 매입 한 거로 알려진 세종시 연서면 봉암리에 토지 622㎡와 부지 내 지어진 경량 철골 구조물이 자리하고 있다. 2021.3.15 kjhpress@yna.co.kr

인근 와촌·부동리 일원이 이듬해 8월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되기 9개월 전이다.

세종시의회 의원도 2005년 연서면 와촌리 스마트 산단 인근에 임야 2만6천㎡를 매입해 보유하고 있으며, 연서면 봉암리에도 토지와 상가 건물 등 다수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산단 주변은 인구가 유입되고 주택과 상점 등이 들어서는 등 개발이 진행돼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동산개발정보 업체 관계자는 "투기 수요가 많이 몰리는 곳은 산단 주변부"라며 "정부가 공직자의 땅 투기를 제대로 조사하려면 산단 주변 의심쩍은 토지 매매에 대해서도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국가산업단지 예정지에 조립식 주택
세종국가산업단지 예정지에 조립식 주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시의원 2명도 조치원 서북부개발지구 인근에 가족 명의로 토지를 사들인 뒤 도로 개설 예산을 편성해 부동산 투기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처럼 투기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자진신고에 의존한 자체 조사로는 실체와 그 전모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계좌 추적 등 강제 수사를 통해 공직자와 지인·친인척 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잡아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산단 인접 지역뿐만 아니라 조치원 서북부지구와 KTX역 후보지로 거론돼 온 금남면 발산리 등 다른 개발지역까지 범위를 넓히고,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온다.

세종시의원 모친 소유 토지
세종시의원 모친 소유 토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성은정 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조사 지역을 스마트 산단 내 거래로 제한했을 때부터 딱히 드러날 게 없을 거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며 "창원시의 경우 마산·진해·창원이 통합된 시점부터 개발과 관련된 10년간 투기 행위를 들여다본다고 하는데, 세종시는 조사 대상과 범위가 제한돼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의 경우 대규모 국책사업이 진행된 도시인 만큼 LH, 행복청 등 개발 주체가 섞여 있어 종합적인 정부 합동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시 자체 조사로는 실체를 규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교연 세종LH투기진실규명촉구단장은 "셀프조사를 통해 불법과 비리를 가리려 하는 보여주기식 행태로는 더는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고위 공직자들과 선출직 공무원들의 투기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만큼, 정부합동조사단 조사 대상에 세종시를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임철 행정부시장은 "시는 권한이 없어 조사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자체 조사를 해왔다"면서 "제보를 받는다고 해도 투기 여부를 시 자체적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산단 외 지역도 포함하고, 공무원도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1차 조사 결과로 봤을 때는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서 "산단 지정 직전에 토지를 거래한 이들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지 않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관련 부처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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