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홍콩 선거제 개편 배후에는 '5년전 행정장관 선거 위기감'

송고시간2021-03-15 06:06

beta

중국이 최근 홍콩 선거제 개편에 속도를 내고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치로 내세운 데에는 5년 전 홍콩 행정장관 선거 때 느꼈던 위기감이 배후에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선거제 개편과 관련한 홍콩 매체들의 일련의 보도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중국 정부는 2016년 12월 행정장관 선거인단(이하 선거인단) 선거에서 이미 위기감을 느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2일 "지난번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거 당시 범민주 진영이 1천200석 중 4분의 1인 325석을 차지하며 무시못할 영향력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세 줄 요약'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공 = 연합뉴스&줌인터넷®

선거인단 선거 범민주진영 4분의 1 차지하는 파란에 당혹

2017년 3월 26일 홍콩 행정장관 선거 당시 모습. 왼쪽부터 웡쿽킨, 캐리 람, 존 창 후보. [EPA=연합뉴스]

2017년 3월 26일 홍콩 행정장관 선거 당시 모습. 왼쪽부터 웡쿽킨, 캐리 람, 존 창 후보. [EPA=연합뉴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최근 홍콩 선거제 개편에 속도를 내고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치로 내세운 데에는 5년 전 홍콩 행정장관 선거 때 느꼈던 위기감이 배후에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과 이번 선거제 개편의 이유로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꼽고 있다.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 관계자들은 이구동성 그때 발견된 '구멍'(loopholes)들을 메우기 위해 홍콩의 정치·사회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제 개편과 관련한 홍콩 매체들의 일련의 보도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중국 정부는 2016년 12월 행정장관 선거인단(이하 선거인단) 선거에서 이미 위기감을 느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2일 "지난번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거 당시 범민주 진영이 1천200석 중 4분의 1인 325석을 차지하며 무시못할 영향력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선거인단 개편안을 보면 범민주 진영이 장악한 분야를 중심으로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홍콩 빈과일보는 지난 7일 "그간 선거인단에서 재계 거물들이 이른바 '킹 메이커' 역할을 해왔다"며 "2017년 행정장관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재계와 연대해 존 창 후보를 밀면서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밝혔다.

행정장관은 선거인단 투표에서 절반 이상을 얻어야 당선된다.

또 행정장관 선거에 입후보하려면 선거인단 8분의 1의 추천을 받아야한다. 또 선거인단 4개 분야에서 최소 15표씩을 얻어야한다.

현재 선거인단은 공상(工商)·금융(金融)계 300명, 전업(專業·전문직)계 300명, 노공(勞工·노동)·사회복무(서비스)·종교계 300명, 입법회 의원 등 정계 300명으로 구성된다. 4개 분야 1천200명이다.

현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2017년 3월 선거에서 과반인 601표를 웃도는 777표를 얻어 당선됐다.

경쟁자였던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 사장(재정장관 격)은 365표, 우쿽힝(胡國興) 전 고등법원 판사는 21표를 얻는 데 그쳤다.

외견상으로는 람 장관이 무난히 압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중국 당국이 '자력'으로 이런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재계와 '연합'을 해서 만들어낸 결과라는 설명이다.

2014년 9월 30일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4년 9월 30일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반 초이 홍콩중문대 정치행정학과 선임 강사는 12일 명보에 "지난번 선거인단에서 중국 정부는 절반 장악에 실패했고, 공상·금융계와 연대해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의결한 홍콩 선거제 개편안 초안에 따르면 선거인단은 전인대·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홍콩 대표단 등 친중 세력 300석을 추가해 1천500석으로 늘어난다.

초이 강사는 "향후 선거인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새롭게 추가된 5번째 분야는 중국이 직접 통제하는 조직으로 선거인단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민주세력뿐만 아니라 공상·금융계에서 미는 존 창 같은 인물도 출마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더이상 재계를 믿지 않으며 그들이 '킹 메이커'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일 SCMP에 따르면 존 창 후보는 행정장관 입후보 당시 일부 재계 거물의 성원을 받았다. 덕분에 중국 정부가 캐리 람을 지지하기 전까지는 상당한 바람몰이를 했다.

SCMP는 중국 정부가 자신들 편이라고 믿고 있던 재계가 독자적으로 존 창 후보를 미는 상황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당시 캐리 람 후보는 행정장관 후보 추천에서 579표를 얻었고, 본선에서 200표 가량을 더 얻어 당선됐다.

홍콩 전문가들은 이 상황에 대해 중국이 미는 후보가 후보 추천 때부터 선거인단 과반(601표) 이상의 지지를 무난히 받아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른바 '체육관 선거'였음에도 '잡음'이 있었던 것이다.

전인대에서는 선거인단 개편과 관련해 친중 세력 300명 추가, 입법회 의원 일부 지명, 입법회 의원 입후보자 추천 정도가 공표됐다.

홍콩 언론은 범민주진영이 장악한 구의회 의원 몫 117석 폐지와, 역시 범민주진영이 장악해온 사회복무(서비스) 분야의 의석수(현재 60석) 축소나 폐지 등을 점치고 있다.

홍콩 최대 노조연합단체이자 친중 성향인 공회연합회(工會聯合會) 소속 웡쿽킨(黃國健) 의원은 SCMP에 "홍콩에 '여당'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확대·강화된 선거인단을 통해 홍콩에 대한 통치를 개선하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은 내년 3월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 전에 선거제 개편을 마무리하고 9월 선거인단 선거, 10월 입법회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망했다.

pretty@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