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 현황 파악에 인공지능기술 활용…조사기간 대폭 단축
송고시간2021-03-15 06:00
국립공원공단, 지리산 아고산대 상록침엽수 고사목 현황 파악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기후변화로 인한 지리산 아고산대 상록침엽수 고사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고해상도 항공영상 기반 인공지능 판독기술을 개발해 활용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립공원공단은 구상나무 등 상록침엽수의 고사 현황을 효율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인공지능개발업체 '다비오' 및 항공영상측정 업체 '삼아항업'과 공동으로 고해상도 항공영상 기반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개발했다.
이 인공지능 기반 판독 기술은 지리산국립공원 아고산대 상록침엽수 연구에 도입돼 지난해 11월 19일부터 이틀간 약 41㎢ 면적을 대상으로 고사목 5만4천781그루를 자동으로 파악했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기술 적용에 앞서 지리산 아고산대 침엽수 고사목 약 4천그루의 질감, 형태, 색감 등을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학습시켰고, 이를 토대로 학습시킨 정보량의 13배에 달하는 고사목 정보를 새로 얻었다.
이번 인공지능 판독과 전문가가 육안으로 판독한 능력을 비교한 결과 선 채로 고사한 수목은 약 89.1%, 쓰러져 고사한 수목은 약 56.5%를 각각 찾아내는 등 평균 72.9%의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통해 전문가의 접근이 불가능한 급경사지 등 위험지역에 대한 고사목 자료를 수집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수개월이 소요되는 조사 기간을 단 몇 시간으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가 육안으로 지리산 아고산대 전체 면적 약 41㎢ 대상 고사목을 검출하는 데는 약 1년이 소요되지만, 인공지능 판독 기술로는 2∼3일이면 끝난다.
또 새로 촬영한 항공 영상만 있다면 지리산 전역의 고사목 정보를 단 몇 시간 안에 파악할 수 있다.
연구진은 향후 기술을 고도화해 설악산, 덕유산 등 백두대간 아고산대 생태계에 확대·적용하고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아고산대 상록침엽수 고사를 예측해 보전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아고산대 상록침엽수 보전·관리를 위한 생태조사 및 원인 규명 사업을 지속해서 수행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 보전방안 등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립공원공단은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와 협력해 2009년부터 아고산대 생태계 장기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
최승운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이번 기술개발을 시작으로 기후변화 연구뿐만 아니라 생태자원, 산림 병해충 피해, 산사태 발생지 등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조사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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