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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한미 방위비 타결로 갈등요인 해소…미군의 집행 투명성 높여야

송고시간2021-03-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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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중 분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결과라고 하는데, 애초 미국 측 인상 논리에서 깔끔히 벗어나지 못해 개운치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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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의 새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유효기간 6년에 올해 13.9% 인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외교부와 국방부의 상세 설명에 따르면 협정 공백기인 지난해 방위비는 이전 수준으로 동결하고 올해 분담금(1조1천833억원)을 기본으로 매년 총액 산정 시에는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협정의 유효기간이 끝나는 2025년에는 1조5천억원에 육박하는 액수를 분담하게 된다. 최근 예상됐던 수준에서 타협을 본 셈이다. 아쉬운 점은 대체로 한 자릿수에 머무른 인상률이 이번에는 두 자릿수란 것이다.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중 분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결과라고 하는데, 애초 미국 측 인상 논리에서 깔끔히 벗어나지 못해 개운치는 않다. 다년 계약 성사로 불확실성을 제거한 점은 긍정적이다. 협상 교착 탓에 한국인 노동자가 무급휴직에 직면하는 일은 앞으로 원천 봉쇄된 점도 다행이다. 작년과 같은 방위비 협정 공백 시 한국인 노동자에 대해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처음으로 명문화했다고 한다. 방위비 갈등 탓에 애꿎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이 없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협상을 속전속결로 마무리해 소모적인 논쟁을 끝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억지 인상 논리로 촉발된 동맹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지향적인 동맹 관계를 다져나갈 수 있게 된 것은 성과다. 의문점은 남는다. 방위비 분담금이 앞으로 예상되는 한반도 이외 지역 임무 수행 경비로도 사용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한반도 밖 임무 수행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은 그간 한반도 밖에서 이뤄지는 미군의 작전 준비태세에 드는 비용의 한국 분담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관련 논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도한 증액을 고집할 때도 불거진 바 있다. 이런 식이라면 미국이 내세울 방위비 분담 증액 명분이 훨씬 커진다. 이번 협상에서는 한반도 밖 미군 전략에 대한 정비와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지만, 미군의 전략 변화에 따라 이 사안은 언제든 다시 튀어나올 수 있다.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주한미군의 방위비 집행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고, 한미 간 상세 내역이 공유될 필요가 있다.

방위비협상 타결은 미국의 정권 교체 이후 닥칠 과제의 첫걸음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평화 정착을 실현하려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가 재개되도록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이 구체적으로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인 방향성은 이미 나와 있다. 트럼프식 톱다운 정상외교가 아닌 꼼꼼한 실무 협상을 기반으로 제재나 외교적 보상을 구사할 것이며 북한 인권 문제도 까다롭게 다룰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가 이르면 다음 달에 마무리된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다. 여러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다각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미중 갈등 지속과 이에 따른 미국의 동맹 강화 정책도 큰 변수다. 당장 오는 12일에는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구성된 미국·일본·인도·호주의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열린다. 2019년 출범한 쿼드에서 정상회의는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중요도가 있다. 아울러 미국 대외 정책의 두 축인 국무, 국방장관이 15~17일 방일 뒤 한국으로 건너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강화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한국의 쿼드 참여 가능성을 거론하는 관측 속에서 한국에 대한 역할 요구도 예상된다. 중국을 자극할 움직임들이다. 안보 동맹국과 최대 교역국 사이에 낀 한국에 균형 잡힌 최적의 판단이 필요한 때다. 정부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커질 정세 변동성에 꼼꼼히 대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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