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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에 결식 위기' 인천 난민가정 형제…지원은 제각각

송고시간2021-03-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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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과 생활고로 결식 위기에 놓인 인천의 한 난민 신청 가정 학생이 교육 당국의 외면 속에 방치됐다는 이주민지원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인천이주여성센터 '살러온'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국적 부모에게서 태어난 A(9)군과 B(17)군 형제는 인천 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각각 재학 중이다.

고국에서 사업을 하던 이들 형제의 부모는 타지 출신에게 적대적인 지역 문화로 인해 금전적 요구와 살해 위협에 시달리자 한국행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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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학교는 중식비 지원, 동생 학교는 뒤늦게 '절차 '밟겠다

매년 늘어나는 외국인 학생…"맞춤형 복지 체계 필요"

혼자 밥 먹는 아동(일러스트)
혼자 밥 먹는 아동(일러스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가정폭력과 생활고로 결식 위기에 놓인 인천의 한 난민 신청 가정 학생이 교육 당국의 외면 속에 방치됐다는 이주민지원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 가정폭력·생활고·학습 어려움…삼중고 놓인 난민 학생

10일 인천이주여성센터 '살러온'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국적 부모에게서 태어난 A(9)군과 B(17)군 형제는 인천 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각각 재학 중이다.

고국에서 사업을 하던 이들 형제의 부모는 타지 출신에게 적대적인 지역 문화로 인해 금전적 요구와 살해 위협에 시달리자 한국행을 결심했다.

이들 가족은 3년 전인 2018년 2월 한국에 입국한 뒤 난민 신청을 통해 인도적 체류 허가 비자(G-1)를 받았다.

이 비자가 있으면 난민 지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체류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기간 체류 자격을 연장해 국내에 머물 수 있다.

난민 신청(PG)
난민 신청(PG)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결혼 직후 시작된 아버지의 가정 폭력이 한국에서도 계속되면서 지난해 11월 그에게 2개월간의 접근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원격 수업을 받던 B군의 집이 소란스러운 것을 수상하게 여긴 학교 측이 경찰에 폭력 의심 신고를 하면서다.

이후 A군 형제는 아버지의 폭력에서는 벗어났지만, 어머니가 비자 문제 등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극심한 생활고와 결식 위기에 놓였다.

이들 형제를 상담해온 살러온 관계자는 "(형제) 둘 다 한국말이 능숙하지 않아 학교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결혼이민(F-6) 비자를 가진 이주민은 다문화센터의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있지만, G-1 비자인 A군 형제의 경우 그것조차 어렵다"고 설명했다.

◇ 같은 가정인데 학교 대응 제각각…동생은 지원 못 받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살러온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A군 형제가 다니는 학교 측에 중식비 지원이 가능한지를 각각 질의했다.

급식을 하지 않는 평일이나 방학 때도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각 시·도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중식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형이 다니는 학교 측은 학교장 추천으로 B군에게 학기 중 평일 미급식일 중식비를 지원하기로 하고 끼니당 5천500원으로 책정된 지원비를 통장으로 입금했다.

그러나 동생 A군의 학교는 학교장 추천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경우 복지심사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살러온 측에 전달했으나, 심사위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긴급돌봄 학생의 경우 원격 수업 날에도 학교에 나와 급식을 먹을 수 있지만 A군은 이 같은 안내를 따로 받지 못했다고 살러온 측은 전했다.

동생 A군이 다니는 학교 측과 살러온이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
동생 A군이 다니는 학교 측과 살러온이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

[살러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인천시교육청과 관할 북부교육지원청은 뒤늦게서야 A군 형제에 대한 교육비 지원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비 지원 대상자로 결정되면 중식비를 포함해 입학금·수업료, 교과서비,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통신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3월 중 신청하면 된다.

원래는 행정복지센터나 온라인 신청을 받고 소득 조회를 거쳐 지원 대상을 선정하지만, 교육부 지침에 따라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경우 학교장 추천으로도 지원이 가능하다.

A군이 다니는 학교 관계자는 "1월 초가 종업식이어서 관련 절차를 밟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절차에 따라 빠르게 중식비 등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이 있기 때문에 A군 형제 모두 교육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맞다"며 "관할 교육지원청에서 형제가 놓인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에 살러온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시교육청에서는 '아이가 밥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학교에 문의를 하라'고 했고 학교에서는 4개월째 묵묵부답"이라며 "시교육청과 학교 간 정보 공유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 매년 늘어나는 외국인 학생…"맞춤형 복지 필요"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인천의 다문화 학생 가운데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학생은 2017년 869명, 2018년 1천188명, 2019년 1천676명, 지난해 2천198명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가운데 난민 가정 학생의 비중은 구체적인 통계가 없어 파악이 어렵지만, 지난해까지 법무부의 정식 체류 허가를 받은 난민 아동(0∼17세)은 모두 85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부모 중 한쪽이 한국 국적인 학생보다 우리말에 익숙지 않고 학교 적응이 어려운 경우도 많아 교육 시스템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원격과 등교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지난해부터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면담 등을 통해 취약계층 학생에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는 교육복지사 확충도 꾸준히 지적되는 부분이다.

인천의 경우 기존 교육복지사 117명이 학교 117곳에, 올해 확충된 교육복지사 12명은 거점 순회 학교 26곳에 배치돼 1명당 학교 2∼3곳을 맡는다.

전체 초·중·고교 510곳 가운데 72%에 해당하는 학교 367곳은 교육복지사가 없다.

살러온 관계자는 "국내에 중도 입국한 학생 가운데 학력 격차로 인해 입학이 어려워 학업을 2년간 중단한 학생도 있었다"며 "외국인 학생들은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사례 사업이나 위기 아동 지원 등 교육복지사를 통한 맞춤형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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