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연합시론] '자연인' 윤석열 여론조사 1위, 정체성부터 분명히 하길

송고시간2021-03-08 14:06

beta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지지율 1위를 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도 사임한 다음 날인 지난 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시행한 조사다.

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세 줄 요약'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공 = 연합뉴스&줌인터넷®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지지율 1위를 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도 사임한 다음 날인 지난 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시행한 조사다. 조사에서 그는 32.4%를 찍어 집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24.1%)와 이낙연 대표(14.9%)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6주 전 KSOI의 같은 조사에선 14.6%였고, 다른 기관들의 지난달 22∼24일 조사에선 한 자릿수였다. 이번 수치를 얼마나 믿어야 할지 의문이 따른다. 하지만 사퇴가 상승세를 이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벤트(사퇴)가 내는 컨벤션 효과라는 거다. 추세를 확인하려면 같은 조사 기관의 다음번 조사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윤석열 1위는 처음이 아니다. 추미애ㆍ윤석열 갈등이 지속하던 작년 11월 11일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24.7% 지지율로 1등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그땐 재직 중이었고 대선을 1년 앞둔 지금은 퇴임 후이자 그가 정치를 시작했다고 상당수가 간주하는 것이 차이다. 전임 정부에서 핍박받다 집권 세력에 발탁돼 검찰조직을 지휘한 인사가 야권 인물로 분류되는 것이나 현직을 놓자마자 정치인으로 조명받는 것이나 정상적이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다. 끊임없이 그를 때리며 단련시켜 역설적으로 야당의 잠재 주자로 키워 준 여당도, 여당의 유력 주자에 맞설 변변한 대항마 하나 찾지 못해 윤 전 총장의 치어리더처럼 구는 야당도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따져보고 성찰부터 해야 옳다. 지속 가능할지, 아닐지 두고 봐야겠지만 '윤석열 현상'이라 해도 무리 없을 이 현실은 민의를 흡인하지 못하는 여야 거대 정당의 부패와 타락,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경고장이다.

윤석열의 정치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지난 5일 리얼미터가 한 여론조사는 그의 정계 진출에 대한 시민들의 두 쪽 난 판단을 보인다. 적절 대 부적절이 48.0% 대 46.3%다. 그러나 적절이 부적절보다 높게 나왔다 해서 별일 아닌 것이 전혀 아니다. 현직에 있을 때부터 그는 자신이 포함된 대선 여론조사를 방치했다. 조사에선 매번 야권 주자로 부각됐다. 여당의 때리기에 맞서 자리를 지키는 데 이를 활용했다는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변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그렇게나 강조한 검찰 수장으로서 정당하지 않았다. 자신을 신임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질을 옮기면서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며 내비친 임기 완주 대신 중도 사임을 택한 데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그는 특정 언론 인터뷰에서 입법 논의 중인 여당의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 추진을 민주주의 후퇴이자 법치 파괴라고 성토하고는 대구를 찾아가 고향 온 느낌이라고 말한 뒤 그만뒀다. 사퇴한 후에는 4ㆍ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악재가 되어 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를 검찰 수사에 맡겨야 한다며 정부에 훈수하듯 한다. 수사권 폐지 추진에 대한 반대는 명분이었을 뿐 예정된 일정에 따른 사퇴였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젠 '검찰총장 퇴직 후 1년 내 공직선거 출마 제한' 입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피하려 사퇴한 거라는 관측이 과하다고만 치부하기도 어렵게 됐다.

여러 논란에도 윤석열 정치는 시작됐다고 보는 이가 많다. 누구나 정치할 자유가 있겠으나 며칠 전까지 현 정부 검찰총장이었던 인사가 야권 잠재주자로 이해되며 정치하는 모습은 낯설다. 그 행위에 목적이 있고 집단을 이뤄 사회 현안에 대한 대안을 조직하는 진짜 정치를 하려거든 정체성부터 확립하길 권고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적폐수사를 통해 그가 검찰에서 급성장한 것은 모두가 다 안다. 정책 비전과 대안 제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자리 잡아 가는 막연한 이미지를 대신할 선명성과 포지셔닝을 분명히 하는 것이 순서다. 보잘것없고 고장 난 정당이 많다곤 하지만 그래도 현대정치 골간이 정당정치임을 부인하지 않는다면 정당 뿌리가 없는 것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여야 기성 정당이건, 거대 양당의 분화로 생길 신당이건, 제3지대 신생당이건 튼실한 둥지와 더불어, 함께할 동지를 동시에 갖추지 못한다면 숱한 선거사에서 명멸한 반짝스타에 그칠 공산이 크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권자들은 주자도 주자지만 그를 무동 태운 세력을 살피고 마음을 준다. 정권은 세력이 획득하는 것이다. 현재 의회권력과 지방권력은 모두 여당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까지 1년 남았다. 정치에선 천지가 개벽할 시간이다. 정치가 생물인 건 민심이 생물이어서다. 윤석열의 지지율이 맘 둘 곳 없어 잠시 머무르는 지지에 그칠지, 갈수록 다져지는 지지로 나아갈지는 앞으로 하기에 달렸다.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