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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3·1절 집회, 법원 허용 테두리 내서 절제해 이뤄져야

송고시간2021-02-2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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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급 법원이 일부 보수·우익단체의 3·1절 집회를 조건부로 더러 허용했다.

재판부는 현행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방역수칙으로 인해 집회의 자유를 제한받았다는 집회 주최 측의 주장에 대해선 감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 등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배척했다.

방역과 치안을 신경 써야 하는 정부 쪽과 집회 추진 주체들 모두 법원의 결정에 불만이 있을 수 있겠으나, 공권력의 사용과 집회 개최는 법원이 허용한 테두리 안에서 질서 있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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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각급 법원이 일부 보수·우익단체의 3·1절 집회를 조건부로 더러 허용했다. 수많은 군중이 동원되는 대규모 집회는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고려해 엄격하게 금지하되 20∼30명 이내의 소수 인원이 참여하는 집회에 대해선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들어 조건부로 허가를 내줬다. 9인 이하 차량 시위도 가능하게 했다. 방역수칙의 준수가 전제됐음은 물론이다. 재판부는 현행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방역수칙으로 인해 집회의 자유를 제한받았다는 집회 주최 측의 주장에 대해선 감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 등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배척했다. 대신 재판부는 서울시의 옥외집회 전면금지 고지는 집회 시간, 규모, 방법 등을 따지지 않고 금지장소 내의 모든 옥외집회를 막는 것이어서 헌법상 보장된 집회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현저한 감소 없이 300∼400명대를 줄곧 오르내리는 코로나 확진자 추세와 시민이 응당 누려야 할 집회·결사의 자유 사이에서 고심 끝에 절충점을 모색한 결정으로 이해된다.

방역과 치안을 신경 써야 하는 정부 쪽과 집회 추진 주체들 모두 법원의 결정에 불만이 있을 수 있겠으나, 공권력의 사용과 집회 개최는 법원이 허용한 테두리 안에서 질서 있게 이뤄져야 한다. 3·1절 서울 도심 집회를 둘러싼 논란의 본질은 코로나 사태라는 변수를 따로 떼놓고는 생각할 수 없어서다. 1년 넘게 지속 중인 미증유의 코로나 감염병이 없다면 이런 일로 왈가왈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주최 측이 '집회 탄압' 운운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비슷한 세력이 연 지난해 8·15 광화문 대규모 집회가 제2차 코로나 유행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자숙하거나 비대면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6개월 전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가 이번엔 헌법에 보장된 '국민 저항권'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 3·1절 대규모 집회 강행 의사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면 우려스럽다.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대규모 집회를 연다면 코로나 제4차 유행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공권력의 대응은 더욱 굳건한 정당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상황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시와 경찰도 방역수칙에 이중잣대를 적용한다는 등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 고 백기완 선생 영결식이 옥외에서 100여 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는데도 집합 금지 수칙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자칫 보수·우익단체들에 3·1절 집회 강행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나중에 서울시가 영결식 주최 측을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사후 대응이었다. 방역수칙의 선택적 적용은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불복종의 명분으로 이용될 여지가 충분한 만큼 관계 당국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심을 발휘하길 바란다. 경찰도 지난해 개천절과 한글날에 광화문 광장 주변을 차량으로 빈틈없이 에워싸 논란을 빚었던 '차벽' 설치 문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놓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진행 중인 광화문광장 공사로 가뜩이나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는 마당에 차벽까지 설치한다면 불만이 가중할 것이다. 사흘 연휴 기간에 성큼 찾아온 온화한 봄날이 집회 문제를 둘러싼 사나운 대치와 갈등 재연으로 냉각하지 않길 바란다. 주최 측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면서 집회를 깔끔하게 진행하고, 경찰도 평화롭고 질서 있는 집회에 대해선 불필요한 대응을 삼감으로써 '제2의 8·15 집회 악몽'을 비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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