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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네이버 '실검' 폐지, 언론 생태계 회복 계기 되길

송고시간2021-02-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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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실검) 서비스가 예고됐던 대로 25일 완전히 폐지됐다.

그만큼 실검 서비스는 포털 이용, 나아가 뉴스 소비 행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정보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실검의 부작용도 커졌다.

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세 줄 요약'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공 = 연합뉴스&줌인터넷®

(서울=연합뉴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실검) 서비스가 예고됐던 대로 25일 완전히 폐지됐다. 네이버 댓글이나 SNS 단체 대화방 등에서는 "실검 메뉴가 사라진 네이버 첫 화면이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만큼 실검 서비스는 포털 이용, 나아가 뉴스 소비 행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2005년 '네이버 실시간 검색순위'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이 서비스는 일정 시간 동안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되는 검색어를 분석해 입력 횟수의 증가 비율이 가장 큰 검색어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우리 사회의 현안과 화젯거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서 이용자들에게는 나름대로 유용했고 여론의 동향을 파악하려는 정책 입안자, 기업인 등에게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정보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실검의 부작용도 커졌다. 네이버 검색으로 답을 맞힐 수 있는 퀴즈를 냄으로써 특정 상품이나 회사 이름을 실검 상위권에 올리는 것이 마케팅의 방편으로 널리 활용되는가 하면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세력들이 실검 순위 경쟁을 벌이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졌다. 또 유명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나 도박, 마약, 불륜 등 반사회적 이슈들이 실검을 통해 새삼 주목받게 되는 일도 많았다. 조작 논란도 빈번했는데 네이버가 실검 순위를 정하는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아 이런 논란을 부추긴 측면도 있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실검이 언론 생태계를 황폐화했다는 점이다. 포털에 대한 언론의 의존도가 심화한 데 따른 폐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클릭 수'가 보장되는 실검 상위권 이슈와 관련된 기사를 제목이나 문장 일부만 고쳐서 반복적으로 내보내는 이른바 '어뷰징'은 언론의 품격을 바닥으로 떨어트리는 역할을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검색어를 사용자 개개인의 관심사에 맞춰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꾸고 선거 기간에는 아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등 여러 차례 개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개선책이 정교해지는 만큼 어뷰징 세력의 '빈틈' 공략도 치밀해져 근본적인 개선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네이버는 지난 4일 실검에 기반한 포털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와 모바일 네이버 홈의 '검색차트' 판을 25일부터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네이버에 이은 국내 2위 포털 다음은 이미 지난해 2월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했다. 실검이 초래한 여러 논란과 부작용을 생각하면 이의 폐지는 타당한 결정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뉴스와 정보의 생성에서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왜곡시켜 왔던 실검의 폐지를 계기로 언론 생태계와 여론 형성 과정의 건강성이 회복되기를 기대한다. 취재와 편집 기능을 갖지 못한 포털이 언론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관한 논의는 제쳐두더라도 대중의 말초적 감성이 반영되기 쉬운 검색어 순위가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언론매체들도 실검에 편승한 어뷰징으로 손쉽게 조회 수를 올리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다만, 포털의 실시간 검색 동향은 빅 데이터의 일부로 나름의 정보 가치가 있으므로 이를 잘 가공해 필요한 측이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금기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네이버는 "사용자로부터 받은 검색어 데이터는 다시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로 돌려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빅 데이터 관련 업계와 전문가 집단, 관계 당국이 지혜를 모아 생산적인 방안을 도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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