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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극…'최강대국' 어쩌다 코로나 사망 50만명 넘었나

송고시간2021-02-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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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2일(현지시간) 50만명을 넘었다.

미국 코로나19 사망자는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시 전체 인구(2019년 50만6천811명)와도 맞먹는다.

미국인들을 슬프게 하는 사실은 '미국인 약 670명 중 1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뉴욕타임스)라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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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베트남전 사망자보다 많아…"1분씩 추모해도 1년"

'마스크 정쟁화' 등 정치가 방역 방해…각 주에 대응 떠넘겨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명을 넘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게양된 조기. [UPI=연합뉴스]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명을 넘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게양된 조기. [UPI=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2일(현지시간) 50만명을 넘었다.

AP통신은 이같은 사망자수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 베트남전에서의 미군 사망자를 합한 숫자에 맞먹는다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한국전의 미군 전사자 수는 각각 40만5천명, 5만8천명, 3만6천명 등이다.

미국 코로나19 사망자는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시 전체 인구(2019년 50만6천811명)와도 맞먹는다.

또 BBC방송은 "미국 코로나19 사망자를 1분씩만 추모해도 1년에 가까운 347일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표현대로 모두 '가슴 아픈 이정표'들이다.

무엇보다 미국인들을 슬프게 하는 사실은 '미국인 약 670명 중 1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뉴욕타임스)라는 점일 것이다.

코로나19 사망자들이 가족이자 친구, 이웃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확진자로 범위를 넓히면 현재까지 2천793만8천여명으로 인구(약 3억3천만명)의 약 8.4%에 달한다.

미국인들은 말 그대로 '한 다리'만 건너면 코로나19 피해자가 있는 셈이다.

미국은 코로나19 대응을 '두드러지게' 못했다.

세계인구의 4%를 차지하는 나라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20% 가까이 나왔으니 피할 수 없는 평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어선 것과 관련해 연설하며 코로나19 사망자 수 등이 담긴 일정표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어선 것과 관련해 연설하며 코로나19 사망자 수 등이 담긴 일정표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초 자원이나 역량이 부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은 지난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발생하고 미국에도 환자가 나타났을 때 초기대응은 다소 미흡했으나 이후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컨트롤타워가 돼 40여일만에 사태를 종료한 경험이 있다.

당시 미국은 서아프리카에 보건인력을 파견하며 국제공조도 이끌었다.

화이자 등 미국 제약사들은 통상 백신 개발속도에 견주면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코로나19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전염병이라지만, 미국이 보여준 대응은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 전문가들의 기대에도 못 미쳤다.

오죽하면 미국 코로나19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부유하고 수준 높은 국가인' 미국에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스크를 착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강대국' 미국이 이 지경에 이른 이유는 정치가 방역을 돕기는커녕 방해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스크를 정쟁화한 것이다.

미국에선 보건당국이 기본적인 방역조처로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자 일부 정치인들이 마스크를 쓰라고 강제하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CDC가 4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뒤 100일간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이런 주장에 힘을 실었다.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파우치 소장은 마스크 착용이 방역수단이 아닌 정치적 입장을 나타내는 성명처럼 받아들여질 정도로 미국이 정치적으로 분열됐다는 점도 코로나19 피해를 키운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감염병 전문가 뉴욕주 엘므허스트병원의 조제프 막시 박사는 AFP통신에 마스크 착용이 정쟁화된 데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연방정부가 이와 관련해 입장 바꾸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땅이 넓은 데다가 연방정부가 각 주에 코로나19 대응을 사실상 알아서 하도록 떠넘긴 점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막시 박사는 "짜임새 있는 보건의료 체계를 갖춘 (미국보다) 작은 나라들은 (각종) 조처를 신속하게 실행할 기회가 있었다"라면서 "독립적인 50개 주와 광대한 영토, 거대한 민간 의료체계를 가진 미국과 같은 나라는 하나의 전략에 모두를 동참시키기가 언제나 어렵다"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이 나쁜 데는 통일성의 부족과 트럼프 행정부 때 각 주가 자체적으로 이번 세기 최악의 전염병에 대처하도록 버려둔 점 등이 반영돼있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 연방정부 수준 통일된 전략이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드러난 분야는 백신접종이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달 24일 한 방송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요양시설·병원 외 지역사회 전반으로 백신을 배포하는 계획이 없었다고 공개했다.

미국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별 피해받지 않은 점도 코로나19 대응이 느슨했던 요인으로 지목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백신접종에도 앞으로 수개월 내 9만명가량 사망자가 더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통신은 "최근 미국인의 삶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방식으로 국가적 트라우마가 계속 축적될 것"이라면서 "2001년 9·11 테러 땐 미국인들이 함께 위기에 대응하고 생존자들을 위로했지만, 지금은 깊이 분열돼있다.거의 6개월 동안 매일 9·11 테러 사태를 방불케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이 '가보지 않은 길'에 진입했다고 표현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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