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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변호사서 이탈리아 총리로…2년 8개월 여정 마감한 콘테

송고시간2021-02-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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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콘테 총리가 새로 취임한 마리오 드라기 차기 총리에게 작은 종을 건넸다.

환희와 고난이 교차했던 2년 8개월간의 총리 생활을 마감하는 순간이었다.

콘테는 2018년 3월 총선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과 극우 성향의 동맹(Lega) 간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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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정국 위기 극복 못하고 실각…정치적 재기 여부 관심

13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에서 마리오 드라기 신임 총리에게 내각 종을 넘기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 [EPA=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에서 마리오 드라기 신임 총리에게 내각 종을 넘기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 [EPA=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13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총리 관저인 로마 키지궁.

주세페 콘테 총리가 새로 취임한 마리오 드라기 차기 총리에게 작은 종을 건넸다. 정권 이양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의식이다. 이 종은 내각회의 시작을 알릴 때 사용된다고 한다.

콘테 총리는 이후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키지궁을 떠났다. 환희와 고난이 교차했던 2년 8개월간의 총리 생활을 마감하는 순간이었다.

현지 방송 카메라에 잡힌 콘테 총리는 만면에 미소를 띠었지만 착잡한 심정까지 숨기지는 못했다.

콘테는 2018년 3월 총선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과 극우 성향의 동맹(Lega) 간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다.

13일(현지시간) 총리 관저를 떠나기에 앞서 하늘을 쳐다보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 [EPA=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총리 관저를 떠나기에 앞서 하늘을 쳐다보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 [EPA=연합뉴스]

루이지 디 마이오 당시 오성운동 대표(현 외무장관)와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가 서로 총리직을 하겠다고 다투던 와중에 오성운동 측이 타협안으로 콘테를 천거했고 총리 임명권을 쥔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피렌체대 법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변호사 활동을 겸하던 그를 아는 정계 인사는 거의 없었다. 총선 전 디 마이오의 개인 변호사로 일하며 오성운동 쪽과 인연을 맺은 게 그나마 유일한 정치권과의 연결고리였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데다 행정·조직 통솔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무명의 법조인이 행정수반 자리에 오르자 정가 안팎에서는 환영이나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던 게 사실이다.

그는 취임 일성에서 자신을 "국민의 변호인"으로 칭하며 낡은 특권과 강고한 권력 구조를 해체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으나 정치권의 걱정을 불식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총리 관저를 떠나기에 앞서 직원들에게 인사하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 [EPA=연합뉴스]

총리 관저를 떠나기에 앞서 직원들에게 인사하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 [EPA=연합뉴스]

취임 직후 디 마이오 당시 부총리에게 발언 허락을 구하는 모습이 언론에 알려지며 '연정의 얼굴마담', '다 마이오와 살비니의 꼭두각시'라는 비아냥도 공공연하게 회자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콘테가 존재감을 떨친 것은 2019년 8월의 1차 연정 위기 때였다.

동맹이 조기 총선을 통해 단독 집권할 목적으로 연정을 파탄 내자 살비니를 '정치적 이익만 추구하는 믿지 못할 정치인'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하며 사임계를 던져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사퇴는 우여곡절 끝에 오성운동-민주당 간 새 연정 구성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됐고, 콘테는 양당의 합의로 다시 총리로 추대돼 '2기 내각'을 열었다.

정가에서는 살비니가 부른 연정 위기의 최대 승자로 콘테를 꼽았다. 유력 일간 라 스탐파는 '예스맨'에서 '정치의 신'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그의 변신을 조명하기도 했다.

떠나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왼쪽)와 새로 취임한 마리오 드라기 총리. 2021.2.13. [EPA=연합뉴스]

떠나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왼쪽)와 새로 취임한 마리오 드라기 총리. 2021.2.13. [EPA=연합뉴스]

콘테는 1차 연정 위기를 딛고 탄탄한 정치적 입지와 위상을 구축했다. 지지율도 60%를 넘나들며 무게감 있는 대중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터진 2차 연정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힘이 달렸다.

1차 연정 위기 직후인 2019년 9월 민주당에서 탈당한 마리오 렌치 전 총리계 인사들이 만든 생동하는 이탈리아(IV)는 '팬데믹 시국에서의 무능과 비민주적 국정 운영'을 내세워 지난달 13일 연정 탈퇴를 선언했고, 1년 4개월간 이어진 연정은 그대로 무너졌다.

콘테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총리직에서 사퇴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연정 재구성을 통한 위기 탈출을 모색했으나 이번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콘테의 정적이 된 렌치 전 총리는 마지막에 찾아온 연정 재결집 기회를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총리직에서 물러났지만 콘테의 향후 정치 행보는 여전히 현지 정가의 큰 관심사다.

올해 치러질 로마시장 선거에서 오성운동 후보로 출마한다는 설, 오성운동의 당수로 추대될 수 있다는 설 등이 있었으나 콘테는 이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그가 곧바로 강단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총리로 재직하며 축적한 정치적 자산과 대중적 지지율을 토대로 재기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다소 우세하다.

총리로 재임하는 동안 원활한 국정 수행 능력을 발휘하며 좋은 인상을 남긴 만큼 향후 정국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키지궁으로 호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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