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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사람도, 먹을 사람도 없다' 언택트 설차례상 최대한 간단히

송고시간2021-02-1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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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차 맏며느리인 A(64)씨는 올해 설날에는 처음으로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릴 예정이다.

올해 설에도 친지들 대부분이 "방문을 못 하니 건강 잘 챙기시라"는 이른 안부 전화를 걸어와 썰렁한 분위기가 예상된다.

전통시장도 '언택트 설날'에 썰렁한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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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문화 간소화 시계, 코로나19에 더 빨라져

큰 폭 오른 제수용 농축산물 가격도 부담…사과 71%↑, 배 51%↑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39년 차 맏며느리인 A(64)씨는 올해 설날에는 처음으로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릴 예정이다.

그동안에는 시어머니께 배운 대로 조금도 모자람 없이 차리자는 생각에 제사상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상을 차렸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끊기면서 음식이 많이 남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매년 명절이면 친지를 비롯해 재종(再從·6촌) 간에도 방문이 있어 하루 손님이 20여 명이 넘는 날도 있었는데 지난 추석 때 코로나19로 발길이 뚝 끊기는 것을 경험했다.

올해 설에도 친지들 대부분이 "방문을 못 하니 건강 잘 챙기시라"는 이른 안부 전화를 걸어와 썰렁한 분위기가 예상된다.

A씨는 "과일도 선물 세트 받은 것을 활용해 구매를 최대한 줄이고, 민어와 조기도 직계 가족들이 먹을 만큼만 살 계획"이라면서 "전도 제사상에 올릴 만큼만 적게 하고, 떡도 방앗간에서 조금만 주문해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십여 년 사이 일가 합동 제사도 모두 집안별로 나누고 윗대 제사도 많이 줄었다"면서 "점점 간소화되던 제사 문화가 코로나19 때문에 더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설 차례상
설 차례상

[연합뉴스TV 제공]

전통시장도 '언택트 설날'에 썰렁한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부산 부전시장을 이용한 김모(77)씨는 "자식들도 오지 말라고 해서 올해는 남편과 둘만 연휴를 보낼 것 같다"면서 "최소한 준비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모(79)씨도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되면서 며느리들이 오지 않을 예정이라 혼자서 차례상 차리기가 매우 버겁다"면서 "최대한 음식을 살 예정이고, 혼자 못하는 것은 포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는 제수용 과일 등 농산물 가격도 큰 폭으로 올라 차례상 차리는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 차례상 간소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 유통업체 과일류와 나물류 등 차례 용품 28개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이 14%가량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태풍과 장마로 수확량이 줄어든 사과와 배는 가격이 각각 지난해보다 71.3%, 51.9%나 치솟은 상황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간소하게 차린 차례상이 예법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통 제례 문화 지침서인 '주자가례'를 보면 설 차례상에 술 한 잔, 차 한 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리고 축문을 읽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안동 퇴계 이황 종가의 명절 차례상은 술과 떡국, 포, 전 한 접시, 과일 한 쟁반 등 5가지 음식만을 차리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가족 간 모임이 불가능함에 따라 차례 음식을 대폭 간소화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주자가례와 종가에서 하는 것처럼 기본으로만 차리고 형편에 따라 약간씩만 추가해도 된다"고 밝혔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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