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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 작명 맡긴 용산공원…새 이름 보니 헛웃음만 [이래도 되나요]

송고시간2021/0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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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에 조성하는 국가공원 용산공원의 정식이름이 '용산공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지난 16일 국토교통부,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합동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는데요.

용산공원의 새 이름에 상금 1천만 원을 걸고 두 달간 공모전을 진행한 결과, 기존에 불리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겁니다.

용산공원 조성추진위원회는 "용산공원이란 이름이 10여 년간 사용돼 친숙하고 직관적으로 대상이 떠올려진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는데요.

기존 명칭인 용산공원은 시상에서 제외하고 총 9천401건의 응모작 가운데 2~5등 선정작에 상금과 상장을 수여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럴 거면 공모전은 왜 했나", "세금 낭비 참신하다"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죠.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2017년 충남도는 최악의 유류 사고로 기록된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 극복 과정을 담은 가칭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기념관 명칭 공모에 나섰는데요.

적합성, 대중성, 참신성 등을 기준으로 수상작을 선정하겠다고 공지하고 상금도 내걸었지만 결국 가칭으로 정한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이 최종 선정됐죠.

당시에도 참신한 생각을 모은다는 공모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김영재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공모전에서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는 의사 결정에 있어 비판 의견을 최소화하는 수단으로 공모전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홍보 목적만으로 공모전이 이뤄진다면 참여율도 떨어지고 최근 문제 된 사례처럼 표절, 무성의한 지원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공모전 외에도 유사한 성격의 축제와 행사성 사업에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습니다.

2019년 강인택 광주 서구의원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전시성, 일회성 성격이 강하고 유사 중복 행사가 많다"며 "서구의 달빛 작은 음악회와 도심 문화예술 축제는 서로 유사한 성격의 중복 행사로 수천만 원의 예산이 낭비된 사례"라고 꼬집었습니다.

최근 청년정책 싱크탱크 청년정치크루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내 자치구에서 40여 개의 온라인 행사가 진행됐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존의 대면 행사가 어려워지자 축제를 취소한 경우도 있었지만, 일부는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했죠.

약 한 달간 진행된 '구로G페스티벌'은 기존의 마라톤과 퍼레이드 대신 강연이나 공연 등을 온라인에서 열었는데요.

이를 위해 구로구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유명 인사들이 출연하는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대부분 영상이 수십회에서 수백 대 조회수에 그쳤죠.

이밖에 도봉구, 중구 등에서도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인 비대면 축제가 열렸지만, 사람들의 호응도는 떨어졌다는 게 청년정치크루의 분석입니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한 구에서, 심지어 한 축제에 4억 원 넘게 들였지만 시민 참여는 저조했다"며 "규모가 꽤 큰 행사였는데도 실시간 시청자가 30명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추경까지 하는 상황에 소모성 행사를 하기보다 이를 재난지원금으로 돌려쓴다든지 아니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죠.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해진 예산을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온라인으로 원래 기획했던 행사의 의의를 확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이를 불문하고 예산을 썼다는 것은 그저 예산 집행을 위한 행정이다. 예산을 쓰지 않으면 공무원들이 그다음 해에 관련된 예산을 받기 어려웠던 점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예산은 1년 전 편성하기 때문에 코로나19를 예측할 수 없었던 만큼 온라인 행사 진행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문화예술인도 힘들다 보니 이들을 위해서라도 행사 진행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며 "지난해 (비대면 행사로) 제작한 영상을 조회수가 낮다고 폐기처분 할 게 아니라 디지털화해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의미 있는 사용처를 찾기보다 예산을 써버리는 데 급급한 전시행정, 반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박성은 기자 권예빈 인턴기자 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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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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