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별 바이러스 수용체 차이가 원인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후각과 미각 상실을 경험한 환자 비율이 동아시아지역에서 가장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학 교실 김진엽 교수팀은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메타 분석을 주제로 한 국내외 논문 55개에 실린 환자 사례 1만3천527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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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메타 분석에 사용한 논문은 동아시아 지역 관련 7개, 유럽 지역 관련 35개, 북미 지역 관련 8개, 중동 지역 관련 5개였다.
분석 결과 동아시아 지역 연구 논문에서 소개된 환자 중 후각 상실을 경험한 사례는 25.3%로, 유럽과 중동 지역의 비율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였다.
북미 지역에서 후각 상실을 경험한 환자는 41.8%였다. 유럽과 중동지역은 각각 57.5%, 59.8%로, 10명 중 6명꼴이었다.
미각 상실도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19.4%로 가장 드물게 나타났다. 북미 지역 46.2%, 중동 지역 47.9%, 유럽 지역 53.1%였다.
이런 감각 상실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별로도 미세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논문들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코로나19 확산 기간을 '1기'(2020년 2월 2일∼2020년 3월 17일), '2기'(2020년 3월 20일∼2020년 3월 29일), '3기'(2020년 3월 30일∼2020년 4월 9일)로 구분했다.
후각 상실 환자의 비율은 1기 39.5%에서 2기로 넘어갈 때 57.7%로 증가했다. 이후 3기에 접어들며 49%로 줄어드는 양상을 나타냈다.
미각 상실 환자 비율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처럼 지역별·시기별로 코로나19 증상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인종 간 체내 ACE2 효소(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 효소) 종류 차이 혹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바이러스 변이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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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1/23 06: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