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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뒤 후손들이 돌아본 21세기 모습은?

송고시간2021-01-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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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천 년 뒤에 인류가 바라보는 21세기 현재 우리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인도계인 영국 출신 대작가 살만 루슈디의 장편소설 '2년 8개월 28일 밤'(문학동네 펴냄)은 이런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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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루슈디가 들려주는 현대판 천일야화 '2년 8개월 28일 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지금으로부터 1천 년 뒤에 인류가 바라보는 21세기 현재 우리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인도계인 영국 출신 대작가 살만 루슈디의 장편소설 '2년 8개월 28일 밤'(문학동네 펴냄)은 이런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한다. 미래에서 바라본 현재를 연대기식으로 서술하는 방식이다.

성역 없는 글쓰기로 유명한 루슈디는 이 소설에서 우리가 사는 현재를 인간이 한없이 교만해진 시기, 이성과 비이성의 대립이 극에 달한 시점으로 바라본다.

천년 뒤 후손들이 돌아본 21세기 모습은? - 1

소설은 일단 겉으로는 판타지다. 강한 폭풍우가 뉴욕을 강타한 뒤 귓불이 없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초능력이 생긴다. 사실 이들은 램프의 요정 지니와 같은 '마족'의 피가 섞였다. 이들은 12세기에 마계 공주 두니아가 이슬람 철학자 이븐루시드와 사이에 낳은 자식들의 후손으로, 내면의 능력을 인지하지 못한 채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강력한 폭풍우로 인간계와 마계 사이를 잇는 통로가 뚫렸고 마족의 후손들도 숨어 있던 능력이 발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로 인해 악한 마법을 사용하는 흑마족들도 인간계로 침입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괴이한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 무덤에 들어간 옛 연인 이븐루시드를 찾으러 인간계로 돌아온 두니아는 후손들을 모아 특별한 능력을 일깨우고 흑마족에 맞서도록 한다. 마족의 피가 섞인 인간들과 흑마족의 대결이다. 과거 다양한 종교 경전에서 묘사됐던 '선과 악의 전쟁'이 2년 8개월 28일 동안 이어진다.

사실 이 전쟁은 이성과 비이성의 대리전이다. 마족의 후손이 수호하는 인간계는 합리적 이성을, 흑마족은 비이성을 상징하는 문학적 장치다. 과연 이성은 비이성의 광기를 이길 수 있을까?

2년 8개월 28일은 날짜로 계산하면 1천일을 지내고 하룻밤을 더 보내야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현대판 '천일야화'처럼도 읽힌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추천사에서 "루슈디는 그의 고유의 문화와 천일야화, 호메로스의 서사시, SF, 액션, 만화의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서사를 개발해냈다"고 평했다. 김진준이 옮겼다.

1947년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루슈디는 13살에 가족과 함께 영국에 이민해 케임브리지대학교 역사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장편 '그리머스'로 데뷔한 그는 1981년 두 번째 작품 '한밤의 아이들'로 부커상 등을 받으며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다. 1988년 작품인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교 탄생 과정에 대한 묘사가 신성 모독이라는 논란에 휩싸여 더 유명해졌다.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 호메이니가 루슈디는 물론 책을 출판한 이들도 처형해야 한다는 파트와(이슬람 율법에 따른 칙명)를 발표하면서 루슈디는 영국 경찰의 경호 속에 긴 도피 생활에 들어갔다. 1998년 이란 대통령이 파트와를 집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호메이니가 해제 언급을 하지 않고 숨졌기 때문에 파트와는 여전히 유효한 상태로 인식되고 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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