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정원장, 간첩 누명 김승효 씨 빈소에 조화
송고시간2021-01-18 15:56
영화 '자백' 주인공…지난달 말 별세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군사정권 시절 간첩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재일 한국인 김승효 씨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국정원에 따르면 박 원장은 지난달 26일 일본 교토(京都)시 자택에서 별세한 김 씨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며 위로를 전했다.
고인은 1974년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끝에 간첩이라고 허위 자백했고 징역 12년에 자격 정지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조현병을 앓는 김 씨를 대신해 형이 2015년 재심을 청구했고 2018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행된 지 44년 만에 누명을 벗은 것이다.
그는 석방 뒤에도 고문 후유증으로 공포감에 계속 시달렸고 외출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다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이야기는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감독 최승호)에서도 다뤄졌다.
박 원장은 지난해 11월에도 과거 '인혁당 사건'의 진실을 알리려다 강제 추방됐던 조지 E. 오글(George E. Ogle)목사의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글 목사는 한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중 1974년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이들을 위해 공개기도회를 열었다가 박정희 정부에 의해 추방됐다.
박 원장의 이런 행보는 지난달 권력기관 개혁 관련 브리핑에서 "국정원의 어두운 과거로 피해를 입은 여러분께 사죄하는 마음"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간첩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던 재일 한국인 김승효 씨가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2020년 12월 27일 보도했다. 향년 70세. 사진은 지난 2018년 김씨(오른쪽)가 2018년 9월 선고된 재심 판결문을 살펴보는 모습. 2020.12.27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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