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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규제 강화되나"…이루다, 법 개정에도 영향 미칠 듯

송고시간2021-01-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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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혐오 및 개인정보 유출 논란 끝에 딥러닝 모델을 폐기하면서 사실상 서비스를 종료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집단소송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가 2차 개정에 돌입한 개인정보보호법(개보법)이 '유럽 GDPR' 수준으로 대폭 강화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이란 EU가 2016년 제정해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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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GDPR 수준으로 규제하면 AI·알고리즘 개발 힘들어"

소비자단체 "국제 기준에 맞춰 시민 안전·기본권 보호해야"

AI 챗봇 '이루다'
AI 챗봇 '이루다'

[이루다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혐오 및 개인정보 유출 논란 끝에 딥러닝 모델을 폐기하면서 사실상 서비스를 종료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집단소송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가 2차 개정에 돌입한 개인정보보호법(개보법)이 '유럽 GDPR' 수준으로 대폭 강화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이란 EU가 2016년 제정해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다.

GDPR에는 우리나라 개보법에 딱히 규정돼있지 않거나, 개보법보다 훨씬 강하게 규제하고 있는 조항들이 많다.

GDPR은 기업에는 정보 프라이버시 보호 평가를 시행하도록 강제하며, 관련 법령을 어겼을 경우 처벌도 우리보다 훨씬 강력하다.

GDPR 위반 시 기업에 부과되는 과징금은 최대 2천만유로(약 267억원) 또는 글로벌 전체 매출액의 4%다.

미국 기업인 구글이 개인정보 제공 동의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프랑스에서 과징금 5천만유로(약 680억원)를 받기도 했다.

국내 개보법은 과징금을 전체 매출액이 아닌 '위반 행위 관련 매출액의 3%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GDPR은 16세 미만 어린이의 개인정보는 보호자 동의를 얻도록 한다. 우리 개보법은 만 14세 미만으로 문턱이 더 낮다.

유럽연합 깃발
유럽연합 깃발

[연합뉴스TV 제공]

업계에서는 이루다 사건을 계기로 국내 개보법이 GDPR 수준으로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커지면서 정부나 투자기관 지원도 늘어났지만, 벤처 규제도 촘촘해졌다"며 "지원은 찔끔 늘어났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다시 줄었는데, 규제만 확대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AI 기업 관계자는 "이루다 때문에 AI 서비스를 바라보는 소비자뿐 아니라 투자자들 시선도 훨씬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산업인데 규제가 불쑥 늘어나면 큰 기업만 살아남고 스타트업은 죽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학계에서도 GDPR 수준은 너무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있다.

양종모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인공지능 챗봇 알고리즘에 대한 몇 가지 법적 고찰' 논문에서 "AI 알고리즘에 사용되는 모든 개인정보 수집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GDPR은 업계 입장에선 커다란 장애물이고 부담"이라며 "GDPR은 AI 알고리즘 발전에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보 수집이나 보관·저장 등에 관한 규율을 모든 형태의 알고리즘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각 알고리즘의 정보 사용 목적을 무시하는 정보 보호 일변도의 개인정보 지상주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세계 AI(인공지능) 현황(PG)
세계 AI(인공지능) 현황(PG)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반면 소비자단체에서는 현행 법규가 개인정보의 주체인 개인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참여연대·민변 등은 최근 성명에서 "이루다 논란은 기업을 위해 개인정보를 기업 상품 개발에 거의 무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데이터3법이 자초한 문제"라며 "열람권·삭제권 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보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세계 각국은 AI 제품과 학습 데이터에 대해 제조물 책임법, 소비자 보호법, 평등법 등을 정교화하고 있다"며 "막연하고 기업 자율적인 AI 윤리에서 나아가, 시민의 안전과 기본권을 보호할 AI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업계 현장에서는 정부가 AI 개발에 쓸 '공공 데이터'부터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AI 스타트업의 개발자는 "현재 공공 말뭉치 데이터는 쓸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영미권 '프로젝트 구텐베르크'(인류의 자료를 모아 전자정보로 저장하는 프로젝트)처럼 언어 자원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이 국내는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보법 위반 과징금을 '전체 매출액의 3% 이하' 수준으로 상향하고 개인정보 주체의 권리를 소폭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보법 2차 개정안을 이달 6일 입법예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개보위 관계자는 "시민단체·산업계·학계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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