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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도 낙태 논의 시작…이웃 아르헨티나 합법화 선례 따를까

송고시간2021-01-15 03:25

하원, '임신 14주 이내 낙태 비범죄화' 논의…정부는 반대 입장

13일(현지시간) 낙태 합법화 지지를 상징하는 초록색 깃발을 든 칠레 시위대
13일(현지시간) 낙태 합법화 지지를 상징하는 초록색 깃발을 든 칠레 시위대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남미 가톨릭 국가 아르헨티나가 최근 임신 초기 낙태를 합법화한 데 이어 이웃 칠레에서도 낙태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칠레 하원의 여성·양성평등위원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임신 14주 이내의 낙태를 비범죄화하는 법안에 대한 토론을 개시했다.

이 법안은 2018년 야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발의한 것으로 2년 넘게 잠들어 있었다.

이웃 아르헨티나가 지난달 말 임신 14주 이내 낙태를 합법화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같은 가톨릭 국가인 칠레의 낙태 논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칠레 역시 중남미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낙태에 엄격하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 정권 말기인 1989년부터 낙태가 전면 금지됐다가 2017년에서야 성폭행에 의한 임신일 경우나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태아 생존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낙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소아과 의사 출신인 좌파 성향의 미첼 바첼레트 당시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이뤄진 변화였다.

낙태 전면 금지에서 부분 허용으로 완화되긴 했지만 이후에도 원치 않는 임신을 한 많은 여성이 위험한 음성적인 낙태 시술을 받아 왔다.

13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 앞에 모인 낙태 합법화 지지 시위대
13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 앞에 모인 낙태 합법화 지지 시위대

[AFP=연합뉴스]

이번 낙태의 비범죄화 법안을 지지하는 야당 의원 마이테 오르시니는 트위터에 "낙태는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라며 "의료기관에 갈 여유도 없는 여성들에 대한 처벌을 멈출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웃 국가의 낙태 합법화로 칠레 여성단체 등의 기대감도 높아졌지만, 칠레가 아르헨티나의 선례를 따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좌파 여당이 주도적으로 합법화를 추진한 아르헨티나와 달리 칠레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우파 정부는 낙태 합법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칠레에서 추진된 법안은 아르헨티나와 같은 임신 초기 낙태 '합법화'가 아니고, '비범죄화'인데, 이는 칠레 헌법상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정책의 법안은 대통령만이 발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오르시니 의원은 현지 언론에 설명했다.

법안이 통과돼도 낙태 시술을 한 여성이 처벌받지 않는 것에 그칠 뿐, 아르헨티나처럼 정부가 의료기관을 통한 합법적인 낙태 시술을 보장하거나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이 칠레 의회에서 논의되는 동안 낙태 합법화 찬반 논란도 한층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칠레 조사기관 카뎀의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일부 상황에서"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고, 모든 경우에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27%, 어떤 경우에도 허용해선 안된다는 답은 15%였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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