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뉴스

[imazine] 조금 떨어져 살아도 좋잖아요 ①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작은 공간

강원 홍천 농막에서 보내는 주말

[※ 편집자 주 = 팬데믹 시대를 맞아 복잡하고 사람 많은 도시를 잠시라도 떠나 자연 속에서 거리를 둔 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작은 농막을 준비해 주말을 보내거나, 1∼2주 도심을 벗어나 감염 위험이 적은 시골 생활을 즐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변의 이런 사례를 취재해 세 꼭지로 나눠 싣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농막 [사진/성연재 기자]
연기가 피어오르는 농막 [사진/성연재 기자]

(홍천=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주말마다 서울을 떠나 강원도 홍천의 농막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소샛별(가명) 씨.

16㎡ 남짓한 그의 작은 농막은 주말 동안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작은 피난처다.

◇ 홍천 농막에서 만난 조경 엔지니어

주말을 맞아 강원도 홍천의 농막을 찾은 소씨를 만났다. 그는 어머니, 곧 결혼할 남자친구와 셋이서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화목난로에 불을 넣고 저녁 준비를 하는 모습이 몸에 익은 듯 자연스럽다.

조경 엔지니어인 소씨는 주말마다 서울을 떠나 캠핑하는 게 삶의 즐거움이자 활력소였다.

그러다가 아예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작은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농사를 위해 사용하는 밀짚모자 [사진/성연재 기자]
농사를 위해 사용하는 밀짚모자 [사진/성연재 기자]

'서울에서 가깝고 전망과 경치가 좋은 곳'을 찾아 나섰지만,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1년 가까이 발품을 팔았고, 2018년 7월 강원도 홍천군의 한 언덕배기에 땅을 구했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면적은 330㎡로, 작은 농막 하나 두고 나무와 화초를 키우기엔 최적의 공간이었다.

소씨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땅 매입 계약을 했다.

구상나무 [사진/성연재 기자]
구상나무 [사진/성연재 기자]

◇ 농막을 구입하다

각진 컨테이너 농막은 싫었다. 소씨는 박공지붕을 한 농막을 갖고 싶었다.

농막 제조업체들을 샅샅이 뒤진 끝에 3개월 만에 마음에 드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가격은 2천만원 중반대로, 내외장재가 목재로 꾸며진 이 농막이 그는 마음에 들었다.

잠그고 열 수 있는 주 출입구와 별도로, 마당 쪽에는 폴딩도어를 넣어서 개방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작은 사다리를 통해 올라갈 수 있는 다락이 있다는 점이다.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싱크대와 냉장고도 갖췄다.

작지만 주말을 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다. 주말 동안 그는 나무를 심거나 화초를 가꾸며 원기를 보충한다.

작은 공간을 데우기 위해 설치한 화목난로 [사진/성연재 기자]
작은 공간을 데우기 위해 설치한 화목난로 [사진/성연재 기자]

직업이 조경 엔지니어지만, 일로 하는 조경과 스스로 하는 조경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농막 주변에는 다양한 나무와 화초를 심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농막 앞의 키 작은 구상나무였다. 모조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푸르고 생생해 깜짝 놀랐다.

소씨는 이 나무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했다. 그 옆으로 측백나무, 라벤더 등도 심겨 있다.

◇ 작은 집에서 사랑을 키우다

그렇게 마련한 농막은 최근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땅히 데이트할 곳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이곳은 그들에게 사랑을 키울 수 있던 보금자리가 됐다.

둘은 조만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백일 매화' [사진/성연재 기자]
'백일 매화' [사진/성연재 기자]

최근엔 이곳에서 셀프웨딩 사진도 찍었다. 마당 한쪽에는 남자친구와의 100일 기념 매화나무도 심어져 있다.

남자친구도 농막 생활에 익숙해졌는지 장작을 곧잘 팼다. 장작을 잘게 쪼갠 뒤 화목난로에 넣고 불을 붙였다.

소씨의 어머니는 기록적인 한파에도 바깥에서 화로에 불을 붙여 감자와 고기를 구웠다.

둘째 딸인 소씨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선호하지 않는 큰딸과 달리 활달한 성격이라 마음이 잘 맞는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에도 그들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전날처럼 장작을 패고 모닥불도 피웠다. 추운 겨울 집 내부에서만 지내는 도시 생활과 달리 활기에 넘친 아웃도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 아쉬운 다락방

출입구의 장식 [사진/성연재 기자]
출입구의 장식 [사진/성연재 기자]

소씨는 내·외장재가 목재라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했다.

농막을 주문할 때 그는 높이와 디자인, 내·외장재, 단열 소재 등을 선택할 수 있었다. 단열재는 난연 스티로폼 소재로 한파에도 크게 추위를 느끼지도 않는다고 한다.

바닥 보일러는 하지 않았다. 보일러를 사용하면 집을 비울 때 동파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다락방의 층고가 낮은 것이다. 막상 농막을 들이고 나니, 다락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부분이 다소 아쉽다고 한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댓글쓰기

이매진 기사는 PDF로 제공됩니다. 뷰어설치 > 아크로벳리더 설치하기

출판물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