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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주기구 韓대표 "이주노동자 정착할 환경 만들어줘야"

송고시간2021-01-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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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입국해 최근 임기를 시작한 스티브 해밀턴(55)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대표는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에 놀라면서도 새삼스럽지는 않다고 했다.

해밀턴 대표는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은 강추위 속 열악한 숙소에서 지내다 사망한 이주노동자의 소식은 마음을 더욱 서늘하게 만든다"며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지만 이들의 생활 터전은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히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이주민과 관련해 개선할 사안이 많다고 본다"며 "제조업과 농어업 등 여러 필수 산업에서 이주노동자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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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우리 식탁에서 이주노동자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음식이 얼마나 있을까요? 쌀밥부터 고기와 나물 반찬, 생선 요리에까지 그들의 노력이 많이 담겨 있죠. 이들이 한국 사회에 필요한 존재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겠죠."

인터뷰 중인 스티브 해밀턴 IOM 한국 대표
인터뷰 중인 스티브 해밀턴 IOM 한국 대표

(서울=연합뉴스) 스티브 해밀턴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신임 대표가 IOM 한국본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IOM 제공]

지난해 12월 입국해 최근 임기를 시작한 스티브 해밀턴(55)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대표는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에 놀라면서도 새삼스럽지는 않다고 했다. 직전까지 대표로 부임했던 노르웨이에서도 많은 눈이 내렸고 추위도 매서웠기 때문이다.

해밀턴 대표는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은 강추위 속 열악한 숙소에서 지내다 사망한 이주노동자의 소식은 마음을 더욱 서늘하게 만든다"며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지만 이들의 생활 터전은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국 출신인 그는 1999년 IOM 북마케도니아지부에서 미국 난민 프로그램 조정관을 시작으로 서아프리카와 파푸아뉴기니, 호주,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를 돌면서 다양한 이주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아직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히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이주민과 관련해 개선할 사안이 많다고 본다"며 "제조업과 농어업 등 여러 필수 산업에서 이주노동자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역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이기에 앞으로 이방인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들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하늘길이 끊긴 탓에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이 크게 줄면서 제조 공장이나 농촌 등 여러 분야에서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이민자 체류 실태·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고용허가제(E-9)와 방문취업(H-2) 등의 자격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취업자는 84만7천여 명으로 2019년(86만3천여 명)보다 1.8%(1만5천여 명) 줄었다. 특히 외국인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같은 기간 12.4%(4만1천여 명) 줄어든 28만8천여 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단기취업(C-4·90일)이나 계절근로(E-8·5개월) 비자로 입국해 전국 시·군에 배정될 단기근로자도 5천 명에 이르렀지만 코로나19로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이들의 노동 환경은 물론이고 사회 인식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중인 스티브 해밀턴 IOM 한국 대표
인터뷰 중인 스티브 해밀턴 IOM 한국 대표

(서울=연합뉴스) 스티브 해밀턴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신임 대표가 IOM 한국본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IOM 제공]

그는 "이주민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는 뉴스를 잇달아 접하면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이 같은 일이 일어나는지 걱정스러울 정도"라며 "우리는 그들이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악화하는 외국인 혐오 여론도 그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그는 "외국인이 늘면서 내국인은 살기 힘들어진다고 한다"며 "그러나 실제로 이방인이 종사하는 분야는 한국인이 찾지 않는 3D 업종에 밀집됐다"고 말했다. 두 집단의 파이가 겹치지 않기에 '의자 뺏기'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는 고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 있는 한인타운을 역지사지의 예로 꼽았다.

"처음 한인들이 삶을 꾸려갈 때 일부 미국인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거라고 분노했죠. 그러나 한인들은 기존의 상권에 진입한 게 아니라 아무도 가게 문을 열지 않은 곳을 찾아 뿌리를 내렸죠. 누군가의 밥줄을 빼앗은 게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찾은 것이죠."

그는 "누구나 이주민이 될 수 있고 나 역시 지금은 이주민"이라며 "어떤 사회든 이주자가 있기 마련이므로 혐오의 시선을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가 오래도록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큰 숙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은 아무리 길어야 5년도 일하지 못한다"며 "이들이 오래 머물면서, 더 나아가 영구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숙련공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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