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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나포와 무관하다지만…한-이란 갈등 핵심 '동결 70억달러'

송고시간2021-01-0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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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문제가 한국 선박 억류 사건을 계기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란은 동결자금 문제가 한국 선박 나포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한국 내 은행에 70억 달러 상당의 자국 자금이 묶여있는 사실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만약 여기에 인질범이 있다면, 그것은 70억 달러가 넘는 우리 자금을 근거 없는 이유로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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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한국이 인질범"…나포 연관성 부인하면서도 비판

백신구매 선입금 1천만∼2천만달러 수준으로 극히 일부분…근본 해법은 안돼

바이든 취임 후 미-이란 관계 개선돼야 돌파구 열릴 듯

외교부, 주한 이란대사 초치
외교부, 주한 이란대사 초치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유조선 억류 관련 초치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가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2021.1.5 srbae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문제가 한국 선박 억류 사건을 계기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란은 동결자금 문제가 한국 선박 나포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한국 내 은행에 70억 달러 상당의 자국 자금이 묶여있는 사실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자금 동결은 미국의 제재에 따른 것이어서 한국 정부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크지 않다. 결국은 조 바이든 새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이란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이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만약 여기에 인질범이 있다면, 그것은 70억 달러가 넘는 우리 자금을 근거 없는 이유로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선박 나포가 인질극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이란 국민의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들(한국)은 제재 대상이 아닌 의약품 같은 물품에 관해서도 근거 없는 구실을 들어 이란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비에이 대변인이 언급한 70억달러는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원화 계좌에 예치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이다.

이 자금은 미국 정부가 2018년 핵합의를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사용하지 못하게 동결됐고, 이란 정부는 자금을 돌려달라고 한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 왔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opCJzxxqB6g

한국, 이란과 인도적 교역 재개 이후 첫 의약품 수출
한국, 이란과 인도적 교역 재개 이후 첫 의약품 수출

한국과 이란 간 인도적 교역 재개로 2020년 5월 29일 이란으로 수출된 유전병 치료제.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왔다.

정부는 미국과 협의를 통해 이란의 동결자금을 활용한 인도적 교역 재개 방안을 마련, 작년 5월 50만달러 상당의 의약품 수출을 성사시켰다.

이후에도 인도적 교역 확대를 위해 노력했지만,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큰 이란 입장에서는 부족했다.

양국이 동결자금을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이란의 백신을 확보하는 방안을 작년부터 협의해온 것도 이런 노력의 하나다.

코백스는 선입금을 내고 이후 개발이 완료되는 백신 공급을 보장받는 프로젝트로 정부가 이란의 선입금 명목으로 코백스에 송금하기로 협의한 금액은 1천만∼2천만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거래에 필요한 미국의 승인까지 받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란은 원화 자금이 달러화 환전을 위해 미국 은행을 거쳐 갈 때 다시 동결될 가능성을 우려해 송금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신 확보의 걸림돌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을 이란도 알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란이 동결자금 때문에 선박을 나포했다는 분석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란 정부도 선박 억류와 동결자금을 연계해서 협상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한국 정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6일 "이란 정부는 금번 선박 억류가 원화 자금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해양 오염에서 비롯된 기술적인 문제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오래전부터 동결자금 문제의 해결을 원했고, 특히 정부보다 강경하며 선박을 실제 나포한 혁명수비대의 불만이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억류 사태 해결을 위한 긍정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도 이란의 불만을 달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백신 확보에 쓰이는 돈은 전체 동결액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 이란 입장에선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볼 수 없다.

조만간 이란에 파견 예정인 실무대표단과 오는 10일 출발하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선원 석방과 함께 동결자금 문제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과 핵합의 복귀를 시사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고 미-이란 관계가 개선되기 전에는 한국 정부의 노력만으로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책회의 주재하는 강경화 외교장관
대책회의 주재하는 강경화 외교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21년 1월 5일 오후 외교부에서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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