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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수용책 이대로 좋은가] ② 선진국 인구절벽 극복사례는

송고시간2021-01-0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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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의 벼랑 끝에 선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빚어낸 인구절벽을 먼저 겪었던 외국은 어떻게 넘겼을까.

서유럽 국가 대부분은 인구절벽을 1960∼70년대에 겪었고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 사회 제도가 다르지만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극복한 것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인구절벽에 대비한 해외정책 및 사례연구' 자료집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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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렸지만 '적정인구'조차 논의 안 된 상태"

외국인 데려오는 게 즉효약이나 사회적 '각오' 필요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1980년대 초 대도시의 초등학생들은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 등교했다. 한 반의 학생이 60∼70명인데도 교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교생이 5천∼6천 명이라 매달 조례라도 할라치면 운동장에 모이기도, 해산하기도 어려웠다. 그들이 지금 50∼60대가 됐다.

그랬던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1990년대 초부터 30명 선으로 뚝 떨어졌다. 심지어 학생 수가 줄어들어 농촌 뿐만 아니라 도시학교들까지 잇따라 문을 닫는 형편이다.

지금 성인인 1990년대생은 70∼80대 조부모까지 합하면 여러 명을 부양해야 할 형편이다. 인구절벽의 벼랑 끝에 선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인구절벽 (PG)
인구절벽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이처럼 '저출산 고령화'가 빚어낸 인구절벽을 먼저 겪었던 외국은 어떻게 넘겼을까.

서유럽 국가 대부분은 인구절벽을 1960∼70년대에 겪었고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 사회 제도가 다르지만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극복한 것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인구절벽에 대비한 해외정책 및 사례연구' 자료집에 나와 있다.

특히 외국인을 데려오거나 문호를 열어 인구를 늘리는 정책을 독일이나 스웨덴 등은 적극적으로 폈다.

저출산 방안으로는 여러 가지 해법이 나오지만, 한국의 경우 결혼 기피에다 여성의 경력 단절과 자녀 양육, 교육이라는 변수까지 가세한 사회 총체적인 해법이 필요하고 바로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인구를 늘리거나 채우는 방법으로는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정책이 주목받는다.

196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일군 독일은 일손이 모자라자 외국인을 데려왔다. 대학을 졸업한 일부 한국인들도 석탄을 캐는 광부로,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로 건너가 일했다.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와 전자 부품 공장이나 농촌 비닐하우스, 고기잡이 어선에서 일하는 한국의 이주노동자들과 다를 바 없는 처지였다. 독일은 2015년 시리아 난민들이 대거 유럽으로 밀려갔을 때 100만 명 가까이 받아들이기도 했다.

이민과 관련한 각종 국제 지표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스웨덴은 199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비롯해 이란-이라크 전쟁, 소말리아 내전 등의 전쟁 난민을 대거 받아들여 2009년 기준 총인구 940만 명 중 14%가 이주노동자와 전쟁 난민, 그 후손으로 구성돼 있다.

독일로 떠나는 그리스 난민캠프 체류자들
독일로 떠나는 그리스 난민캠프 체류자들

(아테네 EPA=연합뉴스) 그리스 난민캠프 체류자들이 2020년 10월 16일(현지시간) 아테네 국제공항에서 독일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하지만 이런 유럽 국가를 우리가 본보기로 삼아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유럽국가 대부분이 유럽연합(EU)의 울타리에 속해 회원국 간 노동 시장이 서로 개방돼 있다. 인구가 비교적 많은 EU 국가인 폴란드나 EU 준회원국인 루마니아, 불가리아 국민들이 일손이 모자란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일하는 방식이다. EU 테두리 안에서는 누구라도,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고용허가제에 따라 동남아 출신 국민을 데려와 최장 6년간 일손을 충당하고 되돌려보낼 뿐이지 국민이나 영구 거주자로 수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중국으로 옮겨갔던 한국인의 후손으로 재외동포 자격인 '조선족'이 방문 체류 허가를 얻어 60만여 명가량이 일하는 실정이라 이들 모두를 딱 잘라 외국인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 EU 국가와 비교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

이렇기 때문에 한국의 이민정책, 나아가 외국인 정책을 어떻게 펴야 할지 아직 사회 전체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적정 인구 규모를 놓고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외국인력을 데려다 일손을 보충하는 '다문화 정책'을 '외국인 수용 정책'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기도 한다.

김연홍 한국산업인력공단 차장은 인구 감소가 시작된 지금 경제 규모를 현 상태로 유지하려면 외국 인력 유입이 불가피하다면서 "누구를 얼마나 받아들여야 할지, 이들과 잘 어울려 살 것인지를 화두로 삼아 중장기 이민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최근 학술지 '다문화 콘텐츠 연구'에 발표한 바 있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의 현실과 미래 상황에 맞는 적정인구가 5천만 명인지, 3천만 명이라도 괜찮은지, 그 규모가 얼마나 돼야 하는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적정인구 규모가 정해진다면 인구 추계에 따라 필요한 생산가능인구를 산출할 수 있지만, 아직 인구절벽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는지 논의가 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

이민정책연구원 제공

강 원장은 "외국인을 얼마나 데려오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정책은 외국인들과 어떻게 통합해 잘 지내야 할지를 정하는 사회통합정책과 같이 가야 한다"면서 "이 두 가지 정책을 동시에 실행해야 효과가 나는 만큼 어느 한쪽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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