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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19세기 영국 왕비가 흑인?…드라마가 달군 '블랙워싱' 논란

송고시간2020-12-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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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일부 등장인물의 캐스팅을 놓고 영국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는데요.

19세기 영국 왕실을 다룬 작품에 '흑인 배우'가 여왕으로 출연한다는 사실이 큰 화제가 된 것이죠.

지난 2018년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흑인 혼혈로는 처음 왕실 일원이 되자 '획기적인 사건'이란 현지 보도가 나왔듯이 유색 인종이 인종차별이 심하던 19세기 보수적인 왕실에 입성했을지 궁금증을 나타내는 반응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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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xaW5Qpwx2I

(서울=연합뉴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시리즈물 '브리저튼'(Bridgerton).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가 상류사회에서 겪는 일들을 다룬 이 드라마의 배경은 1800년대 영국 런던입니다.

배경이 배경인 만큼 이 작품에는 수많은 귀족과 왕실 인사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중 일부 등장인물의 캐스팅을 놓고 영국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는데요.

가장 큰 논란을 불러온 인물은 조지 3세의 부인, 샬럿 왕비 역을 맡은 영국 배우 골다 로슈벨입니다.

19세기 영국 왕실을 다룬 작품에 '흑인 배우'가 여왕으로 출연한다는 사실이 큰 화제가 된 것이죠.

샬럿 왕비는 영국 왕실 조상 중에 흑인 혼혈이 있을 것이란 주장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입니다.

초상화를 봐도 샬럿 왕비의 비교적 넓은 콧방울과 어두운 피부색은 전형적인 백인의 외모와 약간 달라 보입니다.

그러나 샬럿 왕비의 '흑인 혼혈설'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는 데다 다수 역사학자가 사실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지난 2018년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흑인 혼혈로는 처음 왕실 일원이 되자 '획기적인 사건'이란 현지 보도가 나왔듯이 유색 인종이 인종차별이 심하던 19세기 보수적인 왕실에 입성했을지 궁금증을 나타내는 반응도 나옵니다.

'브리저튼'에서는 로맨스의 중심축인 사이먼 공작 또한 흑인 배우 레지 장 페이지가 맡아 연기하는데요.

일부 시청자들은 원작 소설에서는 사이먼을 '파란색 눈'을 가진 인물로 묘사했는데 '흑인 공작'의 등장은 이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에서는 '브리저튼'의 캐스팅 논란 이전에도 역사물의 흑인 캐스팅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영국 방송사 채널5에서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 앤 불린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를 방송하면서 앤 불린의 모습과 전혀 닮지 않은 흑인 배우 조디 터너-스미스를 캐스팅해 시청자 반발을 불러온 겁니다.

대중이 알고 있던 왕실 역사와 혈통마저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 캐스팅을 일각에서는 '블랙워싱'이라고 불렀는데요.

'블랙워싱'은 할리우드 등 서양 주류 영화계에서 무조건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관행인 '화이트워싱'에 견줘 나온 말이죠.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한다며 작품에 흑인 등 유색인종을 무조건 등장시키는 추세를 비꼬는 표현입니다.

지난해 7월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실사판에 검은 머리를 가진 흑인 배우 핼리 베일리가 캐스팅되자 '흰 피부에 빨간 머리'를 가진 원작 속 인어공주 아리엘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나의 아리엘이 아니야'(#NotMyAriel)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로 반발했는데요.

논란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는 지난 9월 애니메이션 '피터팬'의 실사 영화 '피터팬과 웬디'에 또다시 흑인 배우를 기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팅커벨 역에는 흑인 배우 야라 샤히디가 캐스팅됐죠.

이처럼 드라마와 영화 업계에 부는 흑인 캐스팅 바람을 일각에서는 '다양성 추구'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브리저튼'의 원작을 쓴 미국 소설가 줄리아 퀸 역시 드라마 제작사의 다인종 캐스팅에 만족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해 '브리저튼'이 현실 세계와 비슷해졌으며 '세상이 이렇게 돼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해줄 수도 있다"며 유색인종 캐스팅을 두둔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졌고 특히 올해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등 흑인 인권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는데요.

그러면서 문화예술 콘텐츠 시장에서도 다양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원래 백인이던 역사적 인물이나 원작 속 가상 인물까지 흑인으로 재탄생하는 사례가 늘면서 '다양한 인종을 포용하고자 실존 인물 인종까지 바꾸는 일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은정 기자 김지원 작가 박서준 인턴기자 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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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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