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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없이 태어난 방글라데시 가족…사회생활 곳곳 '암초'

송고시간2020-12-2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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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이 살아가면서 닳아 없어질 순 있어도 없이 태어날 순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타고나길 지문이 없는 사람도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선천적으로 지문이 없어 사회생활에 곤란을 겪는 한 방글라데시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방글라데시 라지샤히에 사는 아푸 사커라는 이름의 올해 22살인 이 청년은 태어날 때부터 지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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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발급도 어렵고 휴대전화 심카드도 구매 못해

'무지문증' 추정…일명 '입국심사 지연 병'

지문인식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문인식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지문은 현대사회 들어 신분확인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신체적 특징'이다.

지문이 살아가면서 닳아 없어질 순 있어도 없이 태어날 순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타고나길 지문이 없는 사람도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선천적으로 지문이 없어 사회생활에 곤란을 겪는 한 방글라데시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방글라데시 라지샤히에 사는 아푸 사커라는 이름의 올해 22살인 이 청년은 태어날 때부터 지문이 없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등 가족 내 모든 남성이 지문이 없이 태어났다.

선천적으로 지문이 없는 이들의 '시련'은 2008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방글라데시는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신분증을 발급하고 엄지 지문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방안을 도입했는데 아푸의 아버지 아말은 지문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결국 '지문 없음'이라고 도장이 찍힌 신분증을 받았다.

2010년 방글라데시가 여권과 운전면허증에도 지문을 담도록 하면서 아말은 또 난관에 부딪힌다.

아말은 몇 차례 시도 끝에 의학적 소견서를 첨부해 여권을 발급받지만, 공항에서 곤란한 상황에 부닥칠까 두려워 외국에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운전면허는 시험까지 통과하고도 발급받지 못해 아말은 오토바이를 타고 농장 일을 하러 갈 때 무면허로 다닌다. 경찰에 적발되면 운전면허 발급 수수료를 낸 영수증을 보이며 사정을 설명해보지만, 경찰관이 이를 받아들지 않을 때도 있어 여태까지 두 차례 벌금을 물었다.

2016년 휴대전화 심카드를 살 때 지문조회가 의무화되면서 아푸 가족 남성들은 또 어려움에 직면한다. 아푸를 비롯해 가족 내 모든 남성은 현재 아푸의 어머니 명의로 심카드를 구매해 사용한다.

아푸와 아말은 최근 망막·얼굴인식을 활용한 새 신분증을 발급받았다.

그러나 아직도 운전면허를 발급받거나 심카드를 구매할 순 없다.

아말은 "내가 어쩔 순 없는 부분이지만 내가 (문제를) 물려줬다는 점에서 자녀들에게 미안하다"라면서 "나와 내 아들이 온갖 문제에 휘말리는 점이 정말 고통스럽다"라고 말했다.

아푸 가족 남성들에겐 희귀 유전질환인 무지문증(ADG·Adermatoglyphia)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자 검사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무지문증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천적 수장족저각화증'을 진단받은 적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장족저각화증은 손발에 각질이 두껍게 쌓이는 피부질환이다.

무지문증은 2007년 스위스인 20대 여성이 미국에 입국하려다 지문이 없어 고생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피부과 전문의인 바젤대 생물의학과 피터 이튼 교수가 이 여성과 가족의 유전자를 조사했는데 선천적으로 지문이 없는 경우 'SMARCAD1'라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SMARCAD1 유전자의 역할은 아직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했을 때 지문이 없는 것 외에는 다른 병증을 나타내진 않는다.

이튼 교수는 무지문증에 '입국심사 지연 병'이라는 별칭도 붙였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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