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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휘젓는 '베트남 돼지'로 골머리 앓는 푸에르토리코

송고시간2020-12-25 06:02

애완동물로 유입된 돼지들, 허리케인 때 집 떠난 후 개체 수 늘어

푸에르토리코 산호세 거리의 베트남 포트벨리 돼지 어미와 새끼
푸에르토리코 산호세 거리의 베트남 포트벨리 돼지 어미와 새끼

[A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카리브해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멀리서 온 외래종 돼지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돼지 수천 마리가 마을을 휘저으며 쓰레기통을 뒤지고 배설물을 쏟아내는 탓에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A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칫거리'가 된 이 돼지는 베트남을 원산지로 하는 베트남 포트벨리 종의 돼지다. 현지에선 '베트남 돼지'로 불린다.

여러 해 전부터 사람들이 애완동물로 사들이면서 미국 본토에서 섬으로 들어왔다. 몸집이 작은 종인 줄 알고 키우다가 100㎏이 훌쩍 넘는 크기로 자라자 사람들이 내다 버리는 경우가 생겼다.

무엇보다 돼지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것은 지난 2017년 푸에르토리코에 허리케인 마리아가 닥친 이후였다.

3천 명가량이 숨진 당시 초대형 재난 속에 주인들이 놓아주거나 스스로 탈출한 돼지들이 '야생'에서 살며 번식을 했다.

공식 집계는 없지만 당국은 현재 푸에르토리코를 떠도는 베트남 포트벨리 돼지가 수천 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거리 활보하는 베트남 포트벨리 돼지
푸에르토리코 거리 활보하는 베트남 포트벨리 돼지

[AP=연합뉴스]

당국에 따르면 이 돼지는 1살이 채 되기도 전에 번식을 시작해 한 번에 최대 10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생존력이 강하고 천적도 없는 데다 30가지 정도의 질병을 지니고 있어 식용 도살도 불가능하다.

불어난 돼지들은 정원이나 쓰레기통을 헤집어 놓고,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것 외에 다른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도 한다.

산호세의 한 주민은 돼지에 쫓기다 넘어지고 무릎까지 물려 수술을 받아야 했다. 또 다른 주민 루이스 멜렌데스(36)는 AP통신에 "돼지들이 온종일 끽끽 소리를 내서 잠도 잘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푸에르토리코 당국은 지난해 베트남 포트벨리 돼지가 옮길 수 있는 감염병 등 주민 건강에 미칠 악영향을 경고하면서 돼지 통제에 나섰다. 덫을 놓아 생포한 후 시설로 옮겨 안락사시키는 방식인데 완전히 없애기까진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물단체들은 이같은 방식에 반발한다. 돼지를 죽이는 대신 보호구역 등을 만들어 안전한 곳에서 모여 살게 해야 한다고 주장도 나온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쓰레기통 헤집어놓은 돼지들
쓰레기통 헤집어놓은 돼지들

[AP=연합뉴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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