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중대재해법 농성장 들러 '구의역' 사과…정의 "유감"(종합)
송고시간2020-12-22 18:29
김용균·이한빛 유족 "발언 피해자는 우리가 아니라 김군 유가족"
류호정 "안일하고 저급한 인식 다시 한번 확인"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12일째하고 있는 정의당 단식농성장을 찾아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 씨(오른쪽)에게 '구의역 김군' 사고 관련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2020.12.22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민경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 중인 정의당 단식 농성장을 예고 없이 찾아가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 후보자는 이날 오후 3시 10분쯤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단식 농성 중인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 씨는 변 후보자의 방문 의사 타전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 후보자는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뒤 재차 "미안하다" "죄송하다"고 말하며 용서를 구했다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앞서 변 후보자는 지난 2016년 SH 사장 재직 시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군과 관련,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변 후보자는 이날 유가족을 향해 "산업재해는 구조적인 문제이고, 관련 입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고를 낸 업체에 대해서도 추후 입찰 등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유가족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김미숙 씨와 이용관 씨는 "발언의 피해자는 구의역 김 군 측 유가족"이라며 "우리가 사과받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고 정의당 측은 전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방문이란 점에서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12일째하고 있는 정의당 단식농성장을 찾아 정의당 류호정 의원(왼쪽부터), 강은미 원내대표,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 씨(왼쪽부터)에게 '구의역 김군' 사고 관련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2020.12.22 toadboy@yna.co.kr
한편 변 후보자 방문 소식을 듣고 농성장을 찾아 항의 의사를 전한 류호정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유가족이 단식하는 나라의 국무위원 후보자는 수행하는 비서들을 대동했고, 언론사 카메라를 등에 졌다.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류 의원은 '주로 건설 현장에 있다보니 잘 알지 못했다'는 변 후보자의 현장 발언을 인용, "산업재해는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원청 책임자였던 후보자의 안일하고 저급한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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