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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택시로 둘러본 전북 남원의 언택트 여행지

송고시간2021-01-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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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택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가족 등 소규모 그룹 여행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요즘, 전북 남원시가 5년째 운영 중인 관광택시가 주목받고 있다.

남원에는 가볍게 다녀올 만한 숨은 언택트 여행지도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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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그룹여행에 적합한 관광택시 운영

(남원=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오래전 일본 규슈지역을 택시로 돌아본 적이 있다.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여행이었다.

목적지만 말하면 문 앞까지 데려다주는 여행만큼 편리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택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가족 등 소규모 그룹 여행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요즘, 전북 남원시가 5년째 운영 중인 관광택시가 주목받고 있다.

남원에는 가볍게 다녀올 만한 숨은 언택트 여행지도 산재해 있다.

관광택시는 남원시청 홈페이지에서 신청만 하면 된다. 남원에는 모두 8명의 기사가 관광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때마침 오하림 씨 자매가 남원 시내를 여행한다기에 이들과 동선을 함께 했다.

이도령과 성춘향 상이 있는 남원시내 모습 [사진/성연재 기자]

이도령과 성춘향 상이 있는 남원시내 모습 [사진/성연재 기자]

◇ 서도역과 혼불문학관

남원 교외에는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여행지가 곳곳에 있다.

처음 들른 곳은 사매면에 있는 서도역이었다. 이 역은 1932년 지어져 현존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역이다.

지난 2002년 전라선 이설 후 폐역됐지만, 최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전에 문학 애호가들에게는 최명희 작가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지로 먼저 알려진 곳이다.

혼불은 서도역이 있는 노봉마을을 배경으로 일제강점기인 1932년부터 1938년까지 매안 이씨 양반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오씨 일행과 함께 남원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서도역 앞에 내렸다. 역사로 들어서니 3명의 여성이 역사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쁜 모습이다.

검은색 목재 단층 기와 건물은 빛바랜 사진에서 튀어나온 듯한 풍경처럼 보였다.

넓고 여유로운 공간을 가진 서도역 [사진/성연재 기자]

넓고 여유로운 공간을 가진 서도역 [사진/성연재 기자]

오씨 일행은 서도역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역사 내부를 찬찬히 둘러봤다. 외관은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는 듯 낡았지만 아름다웠다.

전북도가 올해 '전북 7대 비경' 중 하나로 이곳을 선정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고풍스러운 역사와 철길 양옆으로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멋진 풍경을 만들어줬다. 최근 남원시는 서도역 부근을 공원화하고 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노봉마을이 있다. 그곳에는 혼불문학관도 있다.

기와로 된 고래등 같은 문학관의 모습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내부에서는 최명희의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자취들을 볼 수 있었다.

야외 풍경을 즐기기 좋은 아담원 [사진/성연재 기자]

야외 풍경을 즐기기 좋은 아담원 [사진/성연재 기자]

◇ 아담원

그다음 방문한 곳은 이백면의 아담원(我談苑)이었다. '나와 대화를 나누는 동산'이라는 뜻의 이곳은 사유지이지만 최근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인스타그램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이름이 주는 느낌은 왠지 아담할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웅장한 느낌을 주는 정원이었다.

ㄱ자로 꺾여진 아름다운 징크 건물 앞뒤로 널따란 잔디밭이 자리 잡고 있고 축구장 넓이만큼 큰 잔디밭 옆은 호수와 면해있다.

잔디밭과 호수 끝 쪽에는 야트막한 언덕이 있다. 호수가 바라보이는 언덕에는 곳곳에 파라솔과 벤치가 준비돼 있었다.

최근 야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겨울이라 쌀쌀했지만, 테이크아웃 잔을 받아와 이곳저곳을 거닐며 산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저 멀리 고압선이 보여 다소 안타까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공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얀 수피가 아름다운 서어나무 숲 [사진/성연재 기자]

하얀 수피가 아름다운 서어나무 숲 [사진/성연재 기자]

◇ 서어나무 숲

운봉읍 행정마을에는 서어나무 숲이 있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200여 년 전 조성한 인공 숲으로, 1천600㎡ 규모 부지에 높이 20m가 넘는 서어나무 100그루가 들어서 있다.

회백색 나무껍질이 깊은 인상을 주는 서어나무 숲은 숲속 기온이 늘 섭씨 15도 안팎을 유지해 여름철 들일에 지친 주민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2000년 산림청이 주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대회'에서 마을 숲 부문 대상을 차지한 곳이다.

겨울을 맞아 낙엽이 졌지만, 회백색 수피를 가진 나무들이 지리산 봉우리들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이 신선하다. 마치 자작나무숲에 온 듯한 신비로움을 느끼게 했다.

서어나무 숲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삼산마을에는 작은 소나무들이 즐비한 삼산리 전통 마을 숲도 있어서 한번 둘러볼 만하다.

관광택시는 기본 4시간 권을 선택하면 네 군데까지 돌아볼 수 있지만, 꼼꼼하게 보다 보니 세 군데만 보고 오씨 자매와는 헤어졌다.

일본 시라카와고를 떠올릴 만큼 특이한 모양의 매월당 초가들 [사진/성연재 기자]

일본 시라카와고를 떠올릴 만큼 특이한 모양의 매월당 초가들 [사진/성연재 기자]

◇ 매월당

다음 날 아침에는 금지면 매촌마을 보련산 기슭에 자리 잡은 매월당을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야생차나무에서 차를 생산한다.

일본 기후현의 세계문화유산인 시라카와고 마을을 떠올릴 만큼 높은 초가지붕이 인상적인 곳이다.

2010년 남원으로 내려와 '매월당 고려단차'를 만드는 오동섭 대표가 지은 초가들이다. 그는 야생 차나무가 자생하는 것을 발견, 이곳에 정착했다.

그가 이곳을 매월당으로 이름 지은 이유는 매월당 김시습의 금오신화 '만복사저포기'에 나오는 보련사 터가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둥글게 덩어리로 만든 발효차인 '고려단차'를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항아리에 보관해 숙성하고 있다.

고려단차라는 이름에는 이곳이 고려 시대부터 야생차가 자생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 이곳에서는 차를 시음해볼 수도 있다.

김병종미술관의 석양 [사진/성연재 기자]

김병종미술관의 석양 [사진/성연재 기자]

◇ 김병종미술관

다음 도착한 곳은 남원 시내 어현동의 남원시립 김병종 미술관이다.

시내를 다소 벗어난 남쪽 언덕배기에 있어서 고즈넉한 느낌과 함께 미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어서 네티즌들이 매력을 느낀 듯하다.

미술관 앞쪽의 연못에 하늘이 비친 모습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내부로 들어가 봤더니 감성빈, 성애바, 소빈, 주소이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한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생각나고'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1월 24일까지다.

미술관은 관계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대에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히고 있다.

관람을 마치고 바깥으로 나오니 황혼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김병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생각나고' 전시회 [사진/성연재 기자]

김병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생각나고' 전시회 [사진/성연재 기자]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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