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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음악소리 대신 곡소리가…눈물 속 문 닫은 동네 학원들

송고시간2020-12-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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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ZJgpS9J5l-g

(서울=연합뉴스) 지난 8일 청와대 앞.

트럭 위에서 피아노 연주가 울려 퍼집니다.

학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강제휴원에 항의하기 위해 추운 겨울 거리로 나선 건데요.

정부가 이날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면서 학원과 교습소에 3단계에 해당하는 집합 금지를 적용, 3주간 운영을 중단시켰기 때문입니다. 학원과 함께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대상은 유흥주점과 노래방 등 고위험 시설입니다.

2021학년도 대학 입시를 위한 교습을 제외한다지만 대부분 예체능 학원은 온라인 수업도 불가능한 만큼 사실상 문을 닫게 된 셈인데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퍼져나가고 있어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외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

이에 대해 학원·교습소 관계자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반응인데요.

학생들이 즐겨 찾는 PC방, 오락실은 물론 독서실·스터디카페는 오후 9시까지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학원 측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데도 자신들만 전면 휴업하게 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2.5 단계에서는 8㎡당 한 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오후 9시까지 학원 수업을 하는 게 맞다"며 "학원만 콕 집어 3단계 명령을 내린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반복된 장기 휴원을 거치며 이미 상당수 영세 학원은 폐업 수순을 밟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학원들이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임대료 등을 고스란히 내고 있지만, 당초 정부에서 약속한 휴원 지원금인 '새희망자금'을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

서울에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는 A씨는 "작년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많다는 이유로 '지급 불가' 판정을 받았는데 학원을 처음 인수했을 때 수강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올해 늘어난 것일 뿐, 실제로는 큰 손해를 봤다"며 "우리는 지킬 것을 다 지켰지만, 행정은 앞뒤가 다르다"고 꼬집었습니다.

강남 대치동을 비롯한 일부 학원가에서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주변 오피스텔로 자리를 옮겨 비밀리에 과외 수업을 이어가는 등 '풍선 효과'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학원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수도권 소재 학원 원장 187명은 정부를 상대로 1인당 500만 원씩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도 제기했는데요.

누리꾼들 역시 성격이 비슷한데도 특정 업종에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학원만 휴원해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교육부는 방역 당국이 학원 내 감염 가능성을 크게 봤기 때문에 이뤄진 불가피한 조처라고 밝혔습니다.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이는 학원·교습소의 특성상 학교로 감염시킬 확률이 높은데다, PC방보다 학원에 가는 학생이 더 많다며 형평성 논란에 선을 그었는데요.

감염병 전문가들은 최근 일일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서고 수도권 지역 등교도 중지된 만큼 방역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좀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소연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PC방, 독서실과 비교해 학원이 더 감염 위험도가 높다고 보이지는 않지만, 학원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해 학원을 좀 더 강제한 것 같다"며 "조처를 하려면 학원만 하지 말고 (다른 관련 시설도) 일괄적으로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는데요.

김신우 경북대 감염내과 교수는 "제일 위험한 것은 마스크를 벗는 상황이고, 학원이 학교처럼 이를 잘 통제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다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너무 긴박한 만큼 정부가 학원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선 기자 홍요은 박서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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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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