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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으로 전략 바꾼 기자 드라마, 흥행은 아직 먼 길

송고시간2020-12-17 08:00

허쉬·날아라 개천용 등 과도기 작품들 고전

드라마 '허쉬'
드라마 '허쉬'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기자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중 성공한 사례를 꼽아 보라면 여전히 SBS TV '피노키오'를 드는 시청자가 많다. 무려 5년도 넘은 작품이다.

그만큼 기자 소재 드라마가 흥행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언론 환경이 급변하며 온라인이 주요 플랫폼이 된 요즘은 더욱 그렇다.

그러자 최근에는 기자를 사건·사고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캐릭터가 아닌, 현실에 순응하거나 당장 밥벌이부터 어려움을 인물로 묘사하는 경우가 늘었다. 대표적인 게 JTBC 금토극 '허쉬' 속 매일한국 기자들과 SBS TV '날아라 개천용'에서 배성우가 연기했던 생계형 기자 박삼수다.

'허쉬'의 주인공 한준혁(황정민 분)은 국내 굴지의 언론사 매일한국의 12년 차 기자로 경력, 체력, 정신력, 친화력 등 기자로서 모든 능력을 갖췄지만 허구한 날 술만 마시고 펜보다는 당구봉을 잡는 데 능숙하다. 물론 극이 진행되면서 그를 그렇게 만든 사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속칭 '구악'과 다를 바 없다.

매일한국에 인턴기자로 입사한 이지수(임윤아)도 "펜은 칼보다 강하지만 펜보다 강한 것은 밥"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심지어 면접관 앞에서도 이러한 주관을 밝혔는데, 그에 반박할 수 있는 면접관은 없었다.

날아라 개천용
날아라 개천용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날아라 개천용' 속 박삼수는 '나쁜 놈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기자를 한다고 하지만 정확하게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갈구하는 마음에서 기자가 됐다. 하지만 그의 현실은 시궁창으로, '생계형 기자'로 분류된다.

독립매체에서 일하며 국선 변호사와 함께 사건의 진실을 밝힌다는 얼개는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했는데, 배성우의 연기력이 더해져 극 중 박삼수는 더욱더 지질하게 그려졌다.

두 작품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글쎄' 정도이다. 작품성을 논하자면 기호에 따라 의견이 갈리겠지만, 흥행 측면에서는 일단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허쉬'는 황정민이 8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이지만 시청률이 1회 3.4%(닐슨코리아 유료가구)에서 2회 2.6%로 떨어진 상태고 화제성도 기대 이하다. 물론 초반인 만큼 반등의 여지가 있지만 1회만 보고 바로 '고스톱'을 결정해버리는 최근 시청자들 성향상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날아라 개천용'은 동시간대 예능을 보고 싶지 않은 전통적인 드라마 시청자들에 힘입어 시청률은 5~6%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화제성은 영 그에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배성우가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면서 작품 외적으로 입길에 올랐다.

기자 드라마가 좀처럼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정의를 구현하는 존재로서의 기자는 현실과 괴리가 있고, 그렇다고 기자들의 '밥벌이 라이프'는 웬만한 서사를 갖지 않고는 관심을 받기 어렵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17일 "최근 정치·자본 권력에 휘둘리는 언론의 모습, 그리고 유년시절부터 큰 어려움 없이 자라 언론사 취업에도 성공한 기자들의 모습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속 정의의 사도처럼 그려지는 기자는 어색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나마 '날아라 개천용' 속 박삼수나 '모범형사' 속 거대 권력에 의해 혼란을 느끼는 기자들, '허쉬' 속 기자들의 밥벌이 라이프는 설득력이 있는 수준"이라며 "내러티브가 공감을 얻어야 하니 앞으로의 기자 드라마도 그런 방향으로 갈 텐데, 더욱 현실적인 내러티브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언론의 길을 찾아가는 기자의 모습, 그리고 그와 전혀 반대되는 기자의 모습, 두 가지 지점이 녹아있는 걸 그려내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도 "언론계 격변의 시기, 주류 조직 속에서 개혁의 씨앗을 안은 세력들이 무언가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고 밝히는 역할을 조명한다면 극적인 재미를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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