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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소굴' 된 美, 마침내 백신접종 눈앞…방역실패 만회할까

송고시간2020-12-11 09:18

전세계 확진자 22% 차지하는 미국, 하루 사망 3천명 최악 위기 속 '단비'

초기 검사 부족, 마스크 등 '과학 무시'가 패착…'초고속작전' 통한 백신에 기대

미국 뉴욕 화이자 본사 앞에 적힌 '과학이 이길 것' 문구
미국 뉴욕 화이자 본사 앞에 적힌 '과학이 이길 것' 문구

[AF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소굴'로 전락한 미국이 백신 사용의 첫 관문을 넘어서면서 숱한 방역 실패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10일(현지시간) 회의에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FDA에 권고했다.

FDA의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가 사용을 권고한 만큼 금명간 승인이 떨어질 것이 유력하다.

이미 접종을 시작한 영국을 위시해 바레인,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먼저 화이자 백신 사용을 허가한 나라들도 있지만, 세계 최강대국이면서도 코로나19의 최대 피해국인 미국에서 백신 접종의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천552만6천644명으로 전 세계 총 확진자(6천935만4천40명)의 22.4%를 차지한다. 글로벌 확진자 5명 중 1명 이상이 미국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누적 사망자도 미국이 29만1천307명으로 전 세계 사망자(157만7천875명)의 18%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4월 미국 뉴욕 하트섬에 집단 매장되는 코로나19 사망자 시신들
지난 4월 미국 뉴욕 하트섬에 집단 매장되는 코로나19 사망자 시신들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의료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이 세계 최악의 코로나19 유행국이라는 불명예 속에서 백신을 간절히 기다리는 처지가 된 것은 초기 방역 정책의 실패와 과학을 무시하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2월 발원지인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차례로 입국제한 조치를 확대하는 등 발빠른 조처에 나섰으나, 정작 유럽을 경유해 뉴욕 등으로 유입된 감염자들의 존재는 파악하지 못했다. 이는 뉴욕을 중심으로 한 3∼4월 1차 대유행의 단초가 됐다.

당시 유럽의 바이러스 확산을 간과한 것은 미 정부만이 아니었지만, 사태 초기에 진단검사 키트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친 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미 유력 언론들도 같은 날 첫 확진자가 나온 미국과 한국이 전혀 다른 진행경로를 보인 가장 큰 이유로 초기 검사능력의 차이를 들 정도다.

이 과정에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불량 진단키트를 만들었다가 바로잡느라 시간을 허비한 게 결정타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물론 상당수 주정부가 사태 초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권고를 따르기보다 봉쇄 조치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두려워한 것도 바이러스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집단면역을 주장하는 인사를 고문으로 임명하는 등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를 정치이슈화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다.

10월말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유세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참석한 지지자들
10월말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유세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참석한 지지자들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뉴욕에 야전병원과 병원선이 등장하고 시신을 섬에 집단 매장하는 장면이 포착됐을 정도로 참혹했던 1차 대유행은 4월 중순 하루 신규 확진자 3만명대 초중반까지 찍은 후 5월 들어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6∼7월에는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 애리조나주 등 남부 '선벨트'를 중심으로 한 2차 대유행이 벌어져 하루 최대 7만7천명의 신규 환자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 10월 말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은 추운 겨울 날씨와 맞물려 거의 미 전역으로 확산, 이제는 20만명의 신규 감염자와 3천명의 신규 사망자가 매일 쏟아져나올 정도가 됐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백신 및 치료제 신속 개발 작전은 화이자를 비롯한 미 제약사들이 1년도 안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백신을 내놓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 4월 민관군 합작으로 출범한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팀은 백신 관련 계약에만 120억달러를 쏟아붓는 등 총 180억달러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투자했다.

이 중에는 미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화이자에 19억5천만달러를 지급해 백신 대량 생산과 전국 유통망 구축을 지원, 백신 1억회 투여분을 공급받는다는 내용의 계약도 포함됐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백신 확보 전쟁이 본격화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입도선매한 백신 물량이 상대적으로 돋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9y4gMwrRtC8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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