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8조원짜리 해상차단벽도 무용지물?…伊베네치아 또 물난리

송고시간2020-12-09 07:00

당국, 규정보다 5㎝ 낮은 조수 수위 예보에 작동 안해

8일(현지시간) 베네치아 산마르코광장이 물에 잠긴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베네치아 산마르코광장이 물에 잠긴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8일(현지시간) 높은 조수로 또다시 물바다가 됐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베네치아에 140㎝가 넘는 조수가 밀어닥쳐 도시 곳곳이 침수됐다.

베네치아의 랜드마크인 산마르코광장도 성인의 무릎까지 바닷물이 들어차며 출입이 통제됐다.

이탈리아 정부가 60억 유로(현재 환율로 약 7조8천940억 원)를 들여 만든 홍수예방시스템(MOSE·모세)이 이번에는 적시에 가동되지 않았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uOpvfMsh4rs

베네치아 당국은 규정상 48시간 전 예보된 조수 높이가 130㎝ 이상일 때 베네치아 석호 입구에 설치된 모세를 가동한다.

인공 차단벽을 들어 올리는데 기계적으로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 등으로 다소 앞선 시점의 예보를 기준으로 삼는다.

실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조수가 최고 122㎝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당국도 긴장의 끈을 놓고 있었다.

베네치아 석호에 설치된 인공차단벽 '모세'.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베네치아 석호에 설치된 인공차단벽 '모세'.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오후 들어 아드리아해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계절풍 '보라'(Bora) 등의 영향으로 갑자기 조수가 높아지며 눈뜨고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규정과 매뉴얼에 얽매여 방비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7일 예보된 조수 수위가 125㎝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불과 5㎝ 차이 때문에 1천500만 유로(약 197억 원) 규모의 피해를 초래한 것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이참에 모세 작동 버튼을 누르기 위한 조수 수위 기준을 120㎝ 안팎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모세는 78개 인공 차단벽으로 구성돼 있다. 평상시에는 바닷속에 잠겨있다가 비상시 수면 위로 솟아올라 조수를 막는 방식이다. 최대 3m 높이의 조수까지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7년간의 긴 공사 끝에 올 상반기 완공됐다.

베네치아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 사이 조수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Aqua Alta)로 상습적인 물난리를 겪는다. 최대 120㎝까지의 조수에는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이를 넘어가면 피해가 불가피하다.

작년 11월에도 조수가 187㎝까지 불어나며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을 포함해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지난 10월 인공차단벽 모세가 물 위로 솟아오른 모습. 2020.10.14. [EPA=연합뉴스]

지난 10월 인공차단벽 모세가 물 위로 솟아오른 모습. 2020.10.14. [EPA=연합뉴스]

lucho@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