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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수막염 유발하는 'RNA 열센서' 돌연변이 발견

송고시간2020-12-08 17:13

수막염균서 5개 변이형 확인… 염증 위험 2배로 커져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진, '랜싯 마이크로브'에 논문

면역계의 자멸사 유도를 피해 증식한 시겔라균
면역계의 자멸사 유도를 피해 증식한 시겔라균

[독일 쾰른대 하미트 카스흐카어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수막(髓膜)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세 층의 막을 말하는데 바깥쪽부터 경질막, 거미막, 연질막으로 구분한다.

수막염균(炎菌·N. meningitidis)은 이 뇌척수막에 유행성 염증을 일으키는 특이성 병원균이다.

인구의 10~15%는 코안에서 수막염균이 발견되나 대다수는 어떤 질병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런데 일단 수막염에 걸리면 병세가 빠르게 악화해 즉시 치료받지 않을 경우 수 시간 내로 사망할 수 있다.

평소 조용하던 수막염균이 이렇게 돌변해 급성 염증을 유발하는 이유를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진이 밝혀냈다.

수막염균의 특정 비번역(non-coding) RNA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게 문제였다.

박테리아의 비번역 RNA 돌연변이가 인간의 질병 발생과 연관돼 있다는 게 의학적으로 입증된 건 처음이다.

비번역 RNA는 단백질 생성 정보로 번역되지 않는 RNA를 말한다.

인간의 유전체엔 수천 종의 비번역 RNA가 존재할 거로 추정되나 다수는 구체적인 역할이 밝혀지지 않았다.

카롤린스카 과학자들은 이 RNA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신속 PCR(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법을 개발해 효과 검증까지 마쳤다.

연구를 주도한 에드문드 로 교수
연구를 주도한 에드문드 로 교수

[카롤린스카 의대 Francesco Righetti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연구를 수행한 에드문드 로 미생물학과 조교수 연구팀은 최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랜싯 마이크로브(Lancet Microb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8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비번역 RNA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수막염균이 중증 수막염과 연관될 위험은 그렇지 않을 경우의 약 2배였다.

이 연구는 2017년 수막염으로 사망한 스웨덴의 한 10대 환자로부터 특이한 수막염균 종을 분리하면서 시작됐다.

병증이 없는 일반인의 수막염균과 달리 이 사망 환자의 수막염균에선 RNA 열센서(RNAT)로 알려진 '조절 비번역 RNA' 분자의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이를 계기로 연구팀은 유럽 전역에서 수막염균 RNAT 7천여 건을 취합 검사해 수막염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새로운 RNAT 변이형 5개를 찾아냈다.

이런 변이형을 가진 수막염균은 공통으로, 면역계 회피에 도움이 되는 차단 캡슐을 더 크게, 더 많이 만들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로 교수는 "머지않아 코 면봉으로 간단히 검체를 채취해 PCR 검사로 돌연변이를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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