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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온몸 뱀·용 문신' 현역입영…부작용 없나?

송고시간2020-12-05 07:00

사회분위기·병역자원 부족 대안…"병영 내 위화감·왕따" 우려 시각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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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방부가 온몸에 문신이 있는 장정도 현역으로 입대할 수 있도록 지난 1일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개정안 입법을 예고하면서 '문신'이 세간의 입길에 오른다.

개정안은 '문신은 신체 전체(상지·하지·체간 및 배부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에 걸쳐 있는 경우' 3급 현역 판정을 하도록 했다. 온몸에 뱀이나 용이 승천하는 모양의 문신이 있어도 현역으로 입영할 수 있도록 병영신체검사 기준을 완화한 것이다.

현행 검사규칙은 신체 전체에 문신이 있으면 4급(보충역)으로 판정해 군대에 갈 수 없도록 했다.

국방부는 개정안 입법에 대해 "문신은 사회적으로 거부감 등 부정적인 인식이 감소했고, 정상적인 군 생활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4급 기준을 폐지하고 현역(1~3급)으로 판정 기준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조폭'처럼 온몸에 문신한 장정을 현역 입영시키겠다는 것은 고의로 몸에 그림을 그려 넣어 병역을 면탈(회피)하려는 행위를 막고, 갈수록 심해지는 병역자원 부족 현상에 대비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 문신 병역 회피 수단 악용…매년 '고의 문신' 적발돼

병무청이 최근 5년간 병역 회피 유형을 분석한 결과,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고의로 신체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기는 문신이 세 번째로 많았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병역 회피 적발 건수는 34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의로 체중을 줄이거나 늘리는 행위가 115건으로 가장 많았고, "환청이 들린다"는 등 정신 질환자로 위장 68건, 고의 문신 58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신이 병역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여전히 악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문신으로 현역 입영을 피하려다 적발되어 실형을 받은 사례는 매년 발생한다.

A 씨는 2013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등 부분에 호랑이와 도깨비 문신 시술을 받아 병역판정검사에서 3급을 받았다. 이후에도 팔과 다리, 배 등 온몸에 문신을 새겼고 2020년 현역병으로 입영했다가 문신 때문에 귀가 조처됐다.

그는 귀가자 상대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 처분을 받았지만, 재판에 넘겨져 지난 6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과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을 받았다.

B 씨는 신체 일부에 문신 시술을 했으나 3급 판정을 받았다. 그는 신체에 문신이 많으면 현역병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2015년부터 2년에 걸쳐 전신에 문신 시술을 했고, 4급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이 그가 문신한 곳을 찾아내 고의로 했음을 파악했고, 결국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온몸 문신 '왕따' 등 따돌림 당할 수도…"대응책 고민해야"

일각에서는 온몸에 혀를 날름거리는 뱀이나 승천하는 용 등의 그림을 그려 넣은 현역병이 입대하면 병영 내에서 위화감 조성 또는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해도 혐오감을 주는 문신 시술을 한 현역병이 자칫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작용을 막는 대책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검사규칙 개정안을 마련한 국방부 내부에서도 이런 우려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5일 "내부적으로 단체생활을 하는 병영에서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면서 "젊은이들이 문신을 용인하고 있고 사회 문화적으로도 괜찮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일단 입법 예고 기간에 부작용 등에 대한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온몸에 문신을 한 사람도 현역으로 복무할 수 있는 건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개정안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청사
국방부 청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팔뚝이나 어깨 부위 등에 가벼운 문신을 한 현역병은 병영 내에서 흔하다고 한다.

육군 야전 부대의 한 지휘관은 "반소매 차림의 현역병 중 팔뚝 등에 문신하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왜 문신을 했느냐고 물어봤지만, 요즘은 그런 것 안 물어본다"고 전했다.

다른 부대 지휘관도 "얼마 전까지 문신을 지우도록 병사들에게 지원도 했다"면서 "요즘은 문신 제거 지원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온몸에 문신을 한 병사가 부대에 들어오면 다른 병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직 알 수 없지만, 혹시 따돌림 등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7년 국군의무사령부는 대한피부과학회와 장병 문신 제거 시술에 필요한 의료서비스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힐링 지우개'란 이 프로젝트는 작년 9월까지 2년간 시행됐다.

신체 전체에 문신한 장정까지 입영해야 할 정도로 병역자원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문신하는 청년이 많고, 문신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하면서 병역자원 부족에도 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 병역신검 기준 계속 완화할 듯…"2032년부터 현역인원 18만명 이하로"

병무청에 따르면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 현상의 영향으로 오는 2032년부터 연간 필요한 현역 인원을 모두 충원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모종화 병무청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몇 년 정도부터 현역 자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질의에 "2032년부터는 연간 필요한 현역 인원이 20만 명인데, 18만 명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인원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15년 후에는 현역 인원이 부족해지는 문제에 부딪히게 되어 대안이 나와야 한다"면서 "단기·중기·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병역제도가 전반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위 답변하는 모종화 병무청장
국방위 답변하는 모종화 병무청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8월 병무청이 창설 5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미래 병역 발전 포럼'에서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석기 연구위원이 발표한 '20살 남성 인구 및 현역 가용자원 변화' 자료에 따르면 현역 입영 자원은 올해 29만 명에서 2040년 14만 명으로 떨어진다.

안 연구위원은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이 자료에서 2041년~2043년에는 현역 자원 7만 명이나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군 당국은 병무청에 매년 24만~25만 명 규모의 현역 자원 충원을 요청하고 있다.

육군 기준으로 현행 21개월인 병사 복무기간이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되면 병역자원 감소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른 병역신체검사 기준도 계속해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상비병력을 오는 2022년 말 기준 50만 명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저출산으로 병역자원이 감소함에 따라 앞으로 50만 명 이상의 병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방부와 병무청은 병역자원 부족 현상에 대비해 모병제 여부 등 단·장기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의무경찰과 의무소방, 의무해경 등 전환복무자와 산업기능요원 등을 줄이는 계획도 수립하고, 상근예비역도 2023년부터 과감하게 축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올해 국회 국방위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인구 감소 등에 따른 병력자원 부족 문제를 들어 병역특례 제도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육군은 병력 절감형 구조로 바꾸고자 부대 수를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총 2개 군단을 해체하고, 2018년과 작년 해체된 사단까지 합쳐 모두 6개 사단을 없앨 예정이다. 2025년이면 군단 6개, 사단 33개로 유지된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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